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시
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7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66 | 석류의 사랑 | 강민경 | 2005.06.28 | 496 | |
2265 | 풀 잎 사 랑 | 성백군 | 2005.06.18 | 283 | |
2264 |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 김우영 | 2011.10.01 | 655 | |
2263 | 빈 집 | 성백군 | 2005.06.18 | 235 | |
2262 |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 나은 | 2008.08.26 | 547 | |
2261 | 도마뱀 | 강민경 | 2005.11.12 | 242 | |
2260 | 낙관(落款) | 성백군 | 2011.01.07 | 506 | |
2259 | 무 궁 화 | 강민경 | 2005.07.12 | 304 | |
2258 | 아우야, 깨어나라 고영준 | ko, young j | 2005.05.18 | 333 | |
2257 | ‘위대한 갯츠비(The Great Gatsby)’를 보고나서 | 김우영 | 2013.05.23 | 656 | |
2256 | 구어의 방주를 띄우자 | 전재욱 | 2005.01.01 | 331 | |
2255 | 쿼바디스 나마스테- 나마스테 | 관리자 | 2004.07.24 | 540 | |
2254 | 흰 머리카락 | 성백군 | 2005.08.26 | 243 | |
2253 | 가슴이 빈 북처럼 | 강민경 | 2010.03.09 | 846 | |
2252 | 강을 보며, 바다를 보며-오정방 | 관리자 | 2004.07.24 | 446 | |
2251 | 그대! 꿈을 꾸듯 | 손영주 | 2008.02.28 | 383 | |
2250 | 땅과 하늘이 마주 보는 비밀을 | 강민경 | 2010.07.06 | 987 | |
2249 | 모닥불도 처음엔 | 강민경 | 2010.06.15 | 871 | |
2248 | 연꽃과 연등 - 나마스테 | 관리자 | 2004.07.24 | 804 | |
2247 | 우리말 애용론 | 김우영 | 2011.04.20 | 5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