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시
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86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89 | 시 | 쥐 잡아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7.27 | 183 |
1188 | 시 | 외등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0.04 | 183 |
1187 | 시조 | 이제 서야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14 | 183 |
1186 | 시조 | 빈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06 | 183 |
1185 | 시 |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 하늘호수 | 2021.12.28 | 183 |
1184 | 시 |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8 | 183 |
1183 | 개인적 고통의 예술적 승화 | 황숙진 | 2007.11.02 | 184 | |
1182 | 초월심리학과 정신이상 | 박성춘 | 2008.02.11 | 184 | |
1181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184 |
1180 | 시 |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7.16 | 184 |
1179 | 시 | 그대에게 가고 있네! / 김원각 | 泌縡 | 2020.04.16 | 184 |
1178 | 시조 | 고운 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30 | 184 |
1177 | 시 |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 유진왕 | 2021.07.19 | 184 |
1176 | 안부 | 김사빈 | 2011.12.31 | 185 | |
1175 | 시 | 황홀한 춤 | 하늘호수 | 2016.02.29 | 185 |
1174 | 시 | 7월의 생각 | 강민경 | 2017.07.07 | 185 |
1173 | 시 | 기회 | 작은나무 | 2019.06.22 | 185 |
1172 | 시 |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08 | 185 |
1171 | 시조 | 몽돌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07 | 185 |
1170 | 시조 | 깨어나라, 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18 | 1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