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시
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87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89 | 시 | 아침 이슬 | 하늘호수 | 2017.03.30 | 139 |
1188 | 시 | 상실의 시대 | 강민경 | 2017.03.25 | 99 |
1187 | 시 | 두 마리 나비 | 강민경 | 2017.03.07 | 190 |
1186 | 시 | 경칩(驚蟄) | 하늘호수 | 2017.03.07 | 176 |
1185 | 시 | 정상은 마음자리 | 하늘호수 | 2017.03.05 | 179 |
1184 | 시 |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 2017.02.28 | 153 |
1183 | 수필 | 아프리카의 르완다를 다녀와서-이초혜 | 미주문협 | 2017.02.26 | 247 |
1182 | 시 |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 미주문협 | 2017.02.26 | 200 |
1181 | 시 |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 차신재 | 2017.02.23 | 379 |
1180 | 시 | 겨울바람 | 하늘호수 | 2017.02.19 | 101 |
1179 | 시 |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 강민경 | 2017.02.16 | 117 |
1178 | 기타 | 2017년 2월-곽상희 서신 | 미주문협 | 2017.02.16 | 255 |
1177 | 시 | 입춘(立春) | 하늘호수 | 2017.02.15 | 222 |
1176 | 시 | 파도의 사랑 2 | 강민경 | 2017.01.30 | 123 |
1175 | 시 |
2월의 시-이외수
![]() |
미주문협 | 2017.01.30 | 461 |
1174 | 수필 | 속살을 보여준 여자-고대진 | 미주문협 | 2017.01.30 | 516 |
1173 | 시 | 햇빛 꽃피웠다 봐라 | 강민경 | 2017.01.23 | 123 |
1172 | 수필 | ‘구구탁 예설라(矩矩托 禮說羅)‘ | son,yongsang | 2017.01.22 | 550 |
1171 | 시 | 어떤 생애 | 하늘호수 | 2017.01.20 | 182 |
1170 | 시 | 양심을 빼놓고 사는 | 강민경 | 2017.01.16 | 1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