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시
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7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45 | 시 | 너무 먼 하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7 | 163 |
644 | 너만 생각할 수 있는 이 밤 | 유성룡 | 2006.04.20 | 356 | |
643 | 시 |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 | 강민경 | 2016.01.09 | 136 |
642 | 시 | 너를 보면 | 강민경 | 2014.07.28 | 290 |
641 | 너를 보고 있으면 | 유성룡 | 2006.05.27 | 280 | |
640 | 너로 허전함 채우니 | 강민경 | 2012.06.26 | 212 | |
639 | 내일은 꽃으로 피어난다 | 윤혜석 | 2013.06.30 | 183 | |
638 | 시조 | 내일來日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15 | 91 |
637 | 내비게이터 | 성백군 | 2013.06.26 | 109 | |
636 | 시조 | 내려놓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29 | 116 |
635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56 |
634 | 내가 지금 벌 받는걸까 | 강민경 | 2009.04.04 | 657 | |
633 | 내가 시를 쓰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소녀가 있었습니다. | 이승하 | 2006.04.17 | 660 | |
»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71 |
631 | 내가 사랑하는 소리들 | 관리자 | 2004.07.24 | 534 | |
630 | 시 | 내가 사랑시를 쓰는이유 | 박영숙영 | 2015.08.02 | 252 |
629 | 시 |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 하늘호수 | 2017.09.16 | 226 |
628 | 시조 | 내 시詩는 -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08 | 60 |
627 | 시조 | 내 시詩는 -파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16 | 90 |
626 | 시조 | 내 시詩는 -장미 한송이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17 | 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