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45 | 시 | 나뭇잎에 새긴 연서 | 강민경 | 2016.07.16 | 204 |
944 | 돌배나무 꽃그늘 속에서 | 성백군 | 2013.03.30 | 205 | |
943 | 그대 품어 오기를 더 기다린다지요 | 유성룡 | 2008.02.25 | 205 | |
942 | 차원과 진화 - Dimension & Evolution | 박성춘 | 2012.01.28 | 205 | |
941 | 인사(Greeting)의 중요성 | 박성춘 | 2012.04.19 | 205 | |
940 | 시 | 풍성한 불경기 | 강민경 | 2015.04.10 | 205 |
939 | 시 |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20.01.11 | 205 |
938 | 시 | 남은 길 1 | 헤속목 | 2022.01.26 | 205 |
937 | 전지(剪枝) | 성백군 | 2007.01.18 | 206 | |
936 | 바위산에 봄이 | 강민경 | 2013.04.10 | 206 | |
935 | 미음드레* | 이월란 | 2008.04.28 | 206 | |
934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06 |
933 | 시 | 밤비 | 하늘호수 | 2016.06.10 | 206 |
932 | 시 | 면벽(面壁) | 하늘호수 | 2016.06.21 | 206 |
931 | 시 | 그만큼만 | 작은나무 | 2019.05.15 | 206 |
930 | 사모(思慕) | 천일칠 | 2005.04.26 | 207 | |
929 | 불멸의 하루 | 유성룡 | 2006.03.24 | 207 | |
928 |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 강민경 | 2008.04.06 | 207 | |
927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07 |
926 | 시 | 낙화.2 | 정용진 | 2015.03.05 | 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