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4 03:36

숙면(熟眠)

조회 수 1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5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04
944 돌배나무 꽃그늘 속에서 성백군 2013.03.30 205
943 그대 품어 오기를 더 기다린다지요 유성룡 2008.02.25 205
942 차원과 진화 - Dimension & Evolution 박성춘 2012.01.28 205
941 인사(Greeting)의 중요성 박성춘 2012.04.19 205
940 풍성한 불경기 강민경 2015.04.10 205
939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11 205
938 남은 길 1 헤속목 2022.01.26 205
937 전지(剪枝) 성백군 2007.01.18 206
936 바위산에 봄이 강민경 2013.04.10 206
935 미음드레* 이월란 2008.04.28 206
934 억세게 빡신 새 성백군 2013.11.21 206
933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06
932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06
931 그만큼만 작은나무 2019.05.15 206
930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07
929 불멸의 하루 유성룡 2006.03.24 207
928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강민경 2008.04.06 207
927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07
926 낙화.2 정용진 2015.03.05 207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