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46 | 삶의 향기 | 유성룡 | 2006.02.04 | 245 | |
945 | 시 | 삶이 아깝다 1 | 유진왕 | 2021.08.16 | 124 |
944 | 삶이 이토록 무지근할 때엔 | 최대수 | 2006.02.17 | 283 | |
943 | 삶이란 | 성백군 | 2009.04.13 | 452 | |
942 | 삼악산을 올라 보셨나요?-오정방 | 관리자 | 2004.07.24 | 330 | |
941 | 시조 | 삼월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28 | 75 |
940 | 시조 | 삼월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28 | 83 |
939 | 시 | 삽화가 있는 곳 2 | 김사빈 | 2023.05.14 | 107 |
938 | 시 | 상실의 시대 | 강민경 | 2017.03.25 | 91 |
937 | 상처를 꿰매는 시인 | 박성춘 | 2007.12.14 | 359 | |
936 | 시 | 상현달 | 강민경 | 2017.11.20 | 218 |
935 | 새 | 강민경 | 2006.02.19 | 201 | |
934 | 새 날을 준비 하며 | 김사빈 | 2005.12.18 | 238 | |
933 | 시 | 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 강민경 | 2019.03.20 | 237 |
932 | 시 | 새 집 1 | 유진왕 | 2021.08.03 | 94 |
931 | 새 출발 | 유성룡 | 2006.04.08 | 329 | |
930 | 시 | 새들도 방황을 | 강민경 | 2016.08.24 | 257 |
929 | 시 | 새들은 의리가 있다 | 강민경 | 2014.07.21 | 259 |
928 |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 이승하 | 2005.12.19 | 716 | |
927 | 새벽, 가로등 불빛 | 성백군 | 2005.07.28 | 2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