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930 | 수필 |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 김우영 | 2014.11.23 | 905 |
| »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546 |
| 928 | 시 | 어둠 속 날선 빛 | 성백군 | 2014.11.14 | 540 |
| 927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630 |
| 926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 김우영 | 2014.11.09 | 1270 |
| 925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802 |
| 924 | 시 | 숙면(熟眠) | 강민경 | 2014.11.04 | 426 |
| 923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556 |
| 922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638 |
| 921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558 |
| 920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624 |
| 919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542 |
| 918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538 |
| 917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565 |
| 916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552 |
| 915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526 |
| 914 | 시 |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 2014.09.11 | 504 |
| 913 | 시 | 끝없는 사랑 | 강민경 | 2014.09.01 | 663 |
| 912 | 시 | 유쾌한 웃음 | 성백군 | 2014.08.31 | 525 |
| 911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7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