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마음은 늘 고향에서 서성이지만
뿌리 내려 사는 곳도 고향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기운을 돋웁니다
왼 종일 서 있는 우리가 가엽지도 않은지
심술부리는 바람에 가슴앓이 하면서
미련한 곰 취급, 받으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답답한데
사람들은 자기 생각대로 믿음 직 하다며
내 그늘 밑에 쉬며 편안해합니다
언제 누가 우리를 이곳에 살게 했는지
궁금하지만, 금술 좋고 정직하게 사는
우리에게는
가슴 두근거리는 봄날이 있어
꽃향기 햇볕 물어 나르는 날은
바람과 기꺼움으로 몸 섞여
새순을 키웁니다
어디를 어떻게 꼬집어 줄까
종잡을 수 없는 심술 같지만
때로는 우리를 도와
단단한 껍질 깨트려 주어 답답하던
잔가지 그늘 사이로 피운 새잎
정물 같은 그림 그리어 빈 하늘
채우는 한가족임을 대견해합니다.
시
2015.01.25 07:23
언덕 위에 두 나무
조회 수 28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09 | 껌 | 박성춘 | 2010.02.23 | 751 | |
608 | 지나간 자리는 슬프다 | 강민경 | 2010.02.20 | 768 | |
607 | 아빠의 젖꼭지 (동시) | 박성춘 | 2010.02.17 | 950 | |
606 | 인센티브 | 박성춘 | 2010.02.17 | 711 | |
605 | 낡은 공덕비 | 성백군 | 2009.12.25 | 718 | |
604 | 네 둥근 가슴에 붙들리니 | 강민경 | 2009.12.16 | 796 | |
603 | 강한 어머니 | 박성춘 | 2009.12.09 | 716 | |
602 | 우연일까 | 강민경 | 2009.11.11 | 733 | |
601 | 시계 | 박성춘 | 2009.10.14 | 782 | |
600 | 체험적 시론ㅡ공포와 전율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 이승하 | 2009.10.14 | 1062 | |
599 | 노벨문학상 유감 | 황숙진 | 2009.10.11 | 1082 | |
598 | 길(道) | 김용빈 | 2009.09.23 | 711 | |
597 | 밤에 쓰는 詩 | 박성춘 | 2009.09.21 | 666 | |
596 | 어느 정신분열 환자의 망상 | 박성춘 | 2009.09.21 | 752 | |
595 | 김천화장장 화부 아저씨 | 이승하 | 2009.09.17 | 1312 | |
594 | 어느 시인의 행적 | 유성룡 | 2009.09.17 | 681 | |
593 | 규보跬步 | 유성룡 | 2009.09.14 | 783 | |
592 | 몽유병 쏘나타 | 오영근 | 2009.08.25 | 838 | |
591 | , 는개 그치네 | 강민경 | 2009.08.20 | 839 | |
590 | 김대중 선생님을 추모하며 | 황숙진 | 2009.08.18 | 9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