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정문선
2007.02.28 04:13
희미했던 세상이 맑게 보인다
흐릿한 점들은 이어져 글자가 되고
아무것도 없던 백지엔
오선(五線)이 보여
피아노를 친다
말끔하던 방은
먼지들이 부산하게 걸어 다니고
동그란 내 얼굴이
수학 선생님이 되긴 하지만
세상이 밝게 보이고
눈먼 사람과
나이 든 어르신들의 고행을 알 수 있게 된다
알이 빠진 줄 모르고
통역을 갔다가
서류를 읽지 못해 다급했던
그 날 이후
나의 작은 손가방엔
안경 둘을 넣고 다닌다
어두워 진 세상을
환하게 하는 안경
세상으로 어두어 진 내 마음도
밝게 할 안경 하나 없을까
평생을 꺼내지 못한
마음 속 캄캄한 소리 밝혀 줄
안경 하나 없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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