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드름 / 정어빙
2007.09.28 07:58
가부좌를 하고
기도하는 골방에는
당신의 소리 없는 소리에
어제 밤 떠 놓은 물이 살 얼음에 잠겼습니다
아닙니다
그 물은 내가 떠 오기 전에 벌써
얼음과 같이 있었습니다
고요 속에서도
잎 없는 가지를 흔드는 바람입니까
당신의 기도는
동東 인가 했더니 어느새 서西 에서도
천둥 소리되어 들립니다
일백 일년을 공 드려
써주신 글
無 무
붓 끝에 매 달린 검은 고드름
그 속에서 땀을 흘립니다
당신의 말씀을 생각 하는 것도 욕심 입니까
아직도
물 그릇을 들고도 얼음을 보지 못 하는 것이.
무상무공 무비공(無相無空 無非空)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7 | 권태로움에 대하여 / 강성재 | 미문이 | 2008.05.29 | 244 |
406 | 붉은 와인 Melot / 강학희 | 미문이 | 2008.06.13 | 169 |
405 | 어부의 오두막 / 고대진 | 미문이 | 2008.06.27 | 254 |
404 |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 / 고현혜(타냐) | 미문이 | 2008.07.09 | 187 |
403 | 억새꽃 / 구자애 | 미문이 | 2008.07.16 | 110 |
402 | 겨울의 어느 하루 / 권태성 | 미문이 | 2008.07.29 | 85 |
401 | 떠나는 날을 위하여 / 기영주 | 미문이 | 2008.08.10 | 108 |
400 | 아들 / 김동찬 | 미문이 | 2008.08.22 | 135 |
399 | 남편의 가보 1호/ 김영강 | 미문이 | 2008.09.08 | 224 |
398 | 그 남자의 귀고리 / 김영교 | 미문이 | 2008.09.19 | 130 |
397 | 가을劒 / 김영수 | 미문이 | 2008.09.29 | 80 |
396 | 폭포소리 / 김인자 | 미문이 | 2008.10.10 | 99 |
395 | 롱슛 / 김혜령 | 미문이 | 2008.10.20 | 162 |
394 | 진달래꽃 그리기 / 문인귀 | 미문이 | 2008.10.28 | 211 |
393 | 다른 색깔의 아픔들 / 노기제 | 미문이 | 2008.11.03 | 109 |
392 | 아름다운 인연 / 박경숙 | 미문이 | 2008.11.11 | 206 |
391 | 내가 꽃이라면 / 박영호 | 미문이 | 2008.11.18 | 185 |
390 | 미명을 기다리다 / 박정순 | 미문이 | 2008.11.26 | 67 |
389 | 뇌성 / 백선영 | 미문이 | 2008.12.02 | 81 |
388 | 텅빈자리 / 서용덕 | 미문이 | 2008.12.09 | 1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