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1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88 정월 대보름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8.06 92
2087 시조 야윈 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09 92
2086 시조 오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5 92
2085 시조 독도-문패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23 92
2084 코로나 바이러스 1 유진왕 2021.08.15 92
2083 시조 카페에서 만나는 문우文友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6 92
2082 시조 유혹誘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3 92
2081 시조 독도-실핏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9 93
2080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93
2079 시조 결(結)을 위해서라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2 93
2078 시조 먼저 눕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6 93
2077 시조 조선요朝鮮窯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3 93
2076 시조 묵정밭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9 93
2075 시조 코로나 19 –침묵沈黙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6 93
2074 시조 코로나 19 -아침 햇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5 93
2073 시조 코로나 19-낮은 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5 93
2072 시조 이 가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6 93
2071 꽃샘추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7 93
2070 오, 노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08 94
2069 하늘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9.22 94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