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1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27 시조 바닥보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31 55
2226 시조 물봉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09 56
2225 또 배우네 1 유진왕 2021.07.29 56
2224 시조 코로나 19 – 꽃단장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31 56
2223 개 목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07 56
2222 시조 못 짜본 베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10 57
2221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02 58
2220 시조 아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03 58
2219 시조 들풀 . 2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22 58
2218 낙화의 품격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8 58
2217 시조 코로나 19 – 비상飛上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4 58
2216 나목의 열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13 58
2215 시조 코로나 19 -국군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1 59
2214 시조 열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1 60
2213 그저 경외로울 뿐 1 file 유진왕 2021.07.17 60
2212 시조 코로나 19 - 천만리 할아버지 손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7 60
2211 시조 코로나 19 – 여행旅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3 60
2210 시조 침針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9 60
2209 가을 미련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27 60
2208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강민경 2019.05.04 6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