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18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9 어머니의 가치/강민경 강민경 2015.05.18 451
968 수필 찍소 아줌마 박성춘 2015.05.15 612
967 알러지 박성춘 2015.05.14 218
966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15 김우영 2015.05.14 378
965 할리우드 영화 촬영소 강민경 2015.05.13 349
964 부부시인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13 381
963 우린 서로의 수호천사 강민경 2015.05.05 264
962 여인은 실 끊어진 연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03 391
961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205
960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9 김우영 2015.04.28 234
959 바람의 독후감 강민경 2015.04.22 323
958 고무풍선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22 246
957 바위가 듣고 싶어서 강민경 2015.04.15 206
956 수필 ‘세대공감‘ 1-3위, 그 다음은? -손용상 file 오연희 2015.04.11 390
955 풍성한 불경기 강민경 2015.04.10 215
954 초고속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10 175
953 누구를 닮았기에/강민경 강민경 2015.04.05 393
952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강민경 2015.03.31 316
951 무명 꽃/성백군 하늘호수 2015.03.27 345
950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강민경 2015.03.26 314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