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 로봇 / 이영숙
2009.03.09 06:59
태양열 로봇
삼년 전 딸이 어느 여름 캠프에서
태양열로 가는 로봇을 만들었다
딸이 자랑스러워
볕 잘 드는 테이블에 놓아 두었더니
햇살 만날 때마다 반갑다고 마중 나가다
자기 세계 벗어나 굴러 떨어져
한쪽 다리 부러졌다
다음날부터
해를 만날 때
움직이지 못하는 한쪽 세상은 가만히 세워두고
잘 나가는 세상으로 맴 돌며
유리 테이블 온 우주를 휘젓고 다닌다
아침 내 쉬지 않고 걸어 다녀도
그의 세계는 오직 한 뼘
그러나
이제 로봇은 떨어지지 않는다
추락할 세상은 더 이상 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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