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 자목련 / 장태숙
2009.04.27 04:55
자목련, 자목련
장태숙
근 삼년 만에 첫 말문이 트인 걸까요?
하늘 향해 봉긋 연 여섯 송이 도톰한 입술들
짧지 않은 시간
침묵시위로 일관하던 볼품없던 잎사귀들
오뉴월 햇볕에 버짐 핀 얼굴처럼 뚝뚝 떨어져 나갈 때
서 있는 것조차 위태롭던 어린 그녀
천 날의 하늘을 마시고 부르튼 영혼의 발 돋음으로
제 속 시들어 가는 혈관에 쉬지 않고 풀무질 해댔을
노역의 날들을 생각합니다
죽는 것도 사는 것만큼이나 어려워
비탄이 다른 비탄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혼신을 다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직은 초라한 행색입니다만 벌어진 둥근 입술들
제각각 떠드는 소리에 제 귓속이 다 얼얼합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7 | 경험하지 못한자에게 필요한 침묵/ 노기제 | 관리자_미문이 | 2011.06.14 | 302 |
166 | 홍수 - 석정희 | 미문이 | 2005.09.04 | 308 |
165 | 소냐를 생각하면서-고대진 | 미문이 | 2007.01.22 | 308 |
164 | 소망이여 온 땅에 - 조옥동 | 미문이 | 2005.12.26 | 309 |
163 | 희망의 뿌리는 어디에도 있다 - 강학희 | 미문이 | 2005.10.24 | 310 |
162 | 눈물은 성수입니다 / 지희선 | 미문이 | 2007.11.28 | 312 |
161 | 부활을 꿈꾸는- 장태숙 | 미문이 | 2004.07.29 | 313 |
160 | 성모의 밤을 맞이하여 / 정문선 | 미문이 | 2009.05.18 | 313 |
159 |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 미미박 | 미문이 | 2006.05.22 | 315 |
158 | 고아원하늘에 피는 노을 - 김영강 | 미문이 | 2005.04.18 | 317 |
157 | 엄마 다시 만나요 / 홍영순 | 미문이 | 2008.04.16 | 321 |
156 | 해장국집에서 - 길버트 한 | 미문이 | 2004.11.14 | 324 |
155 | 문병/장효정 | 미문이 | 2009.05.05 | 324 |
154 | 치통-白痴 - / 안경라 | 관리자_미문이 | 2011.08.15 | 325 |
153 | 아내의 기쁨 - 오정방 | 미문이 | 2006.02.06 | 326 |
152 | 빈집5 / 강성재 | 관리자_미문이 | 2011.05.01 | 326 |
151 | 비둘기 발가락 / 정해정 | 미문이 | 2007.10.20 | 327 |
150 | 봄 두른 샛터 마을 / 조옥동 | 미문이 | 2009.06.08 | 330 |
149 | 거머리 / 최익철 | 관리자_미문이 | 2011.04.19 | 335 |
148 | 맹물예찬 / 김영교 | 관리자_미문이 | 2011.06.06 | 3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