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하게 끊인 외로움 / 최상준
2009.06.29 05:25
반짝 반짝 등대불 반짝인다
돗대를 올려라
쌍고동아 울어라
그대 실은 배 떠나 간다
갈매기는 앞서고 물새는 뒤 따르고
석양빛 서쪽 하늘에
발거름 바쁘다
빛 빠저나간 석양
자주색 노을로 혼자 남아
외로운듯 지친듯이
하루의 끝 자락 붙잡고
돛대의 깃발로 나부낀다
저 멀리 긴 하루는
배, 그대, 저녁노을 꼭 껴 안고
수평선 저쪽으로 넘어간다
배 타고 떠나간, 그대
내 속에 외로움 한 주전자 부어놓고
삼삼하게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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