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의 눈물은 달다 / 구자애
2009.08.17 10:11
어딘가에 다다르는 건
끊임없이 바라본다는 것
언제나 숨가쁜 모퉁이는
보이지 않는 까닭에
갈 데 까지 가 보고서야
황망히 서 있어 보기도 하는 곳이다
황망히처럼
물끄러미 모퉁이에 서서
눈물 흘려 본 사람은 안다
짜디짠 웃음을 업고
매서운 인연을 지고
묻어버리고 싶은 관계들을 끌고
제 몸에 샘 하나 만들어
자분 자분 차오르는 눈물을
스스로 길어내야 한다는 것을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바닥이
유일한 희망이라던,
그 바닥을 기대고
의연히 서 있는
저 모퉁이의 초롱한 눈망울
까무룩 혼절해버린 골목들을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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