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의 눈물은 달다 / 구자애
2009.08.17 10:11
어딘가에 다다르는 건
끊임없이 바라본다는 것
언제나 숨가쁜 모퉁이는
보이지 않는 까닭에
갈 데 까지 가 보고서야
황망히 서 있어 보기도 하는 곳이다
황망히처럼
물끄러미 모퉁이에 서서
눈물 흘려 본 사람은 안다
짜디짠 웃음을 업고
매서운 인연을 지고
묻어버리고 싶은 관계들을 끌고
제 몸에 샘 하나 만들어
자분 자분 차오르는 눈물을
스스로 길어내야 한다는 것을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바닥이
유일한 희망이라던,
그 바닥을 기대고
의연히 서 있는
저 모퉁이의 초롱한 눈망울
까무룩 혼절해버린 골목들을 일으켜 세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7 | 허상 / 박영숙 | 미문이 | 2009.10.05 | 503 |
106 | 그리운 타인 / 백남규 | 미문이 | 2009.10.26 | 504 |
» | 모퉁이의 눈물은 달다 / 구자애 | 미문이 | 2009.08.17 | 508 |
104 | 길-리버 시티에서- / 박정순 | 미문이 | 2009.10.19 | 509 |
103 | 구두 한 켤레 / 한길수 | 미문이 | 2009.07.21 | 510 |
102 | 연꽃(連花)이야기-나마스테 | 관리자 | 2004.07.24 | 513 |
101 | 오월의 편지 / 김수영 | 관리자_미문이 | 2011.05.23 | 513 |
100 | 등을 내준다는 것 / 정국희 | 관리자_미문이 | 2011.03.15 | 516 |
99 | 가랑잎의 여망 (餘望) / 이용애 | 미문이 | 2010.12.28 | 533 |
98 | 인라인 클럽-노 기제 | 미문이 | 2004.08.13 | 539 |
97 | 이윤홍-감나무 [1] | 미주문협 | 2018.10.17 | 539 |
96 | 무너지는 그대 / 최영숙 | 미문이 | 2009.07.07 | 541 |
95 | 만남 / 이상태 | 미문이 | 2010.12.14 | 554 |
94 | 떠드는 소리 / 서용덕 | 미문이 | 2009.11.03 | 555 |
93 | 김동리의 '무녀도' 를 읽고 - 한길수 | 미문이 | 2005.12.18 | 563 |
92 | 기록은 기억을 능가하나니…/ 오정방 | 관리자_미문이 | 2011.08.23 | 567 |
91 | 아무르 연가 / 최영숙 | 관리자_미문이 | 2011.12.12 | 569 |
90 | 이 가을의 기도 / 석정희 | 미문이 | 2009.11.11 | 570 |
89 | 원샷하던 그날 밤 / 노기제 | 미문이 | 2009.09.29 | 574 |
88 | 세월歲月 / 오정방 | 미문이 | 2010.01.06 | 5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