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歲밑의 길목에서 / 이용애
2010.02.16 14:44
세밑의 늦은 오후
은행 창구 앞에 늘어선 긴 줄에
고단한 삶 하나 나를 붙잡는다
화장기 없는 해쓱한 동양 얼굴
하나로 묶은 짧은 머리
아래위로 부르튼 입술엔
검은 딱지가 크게 앉았다
휴일도 없이 뛰는
고단한 삶이 그녀의 몫이겠지
돌봐야할 어린 자식들 있어
밤잠도 설치겠지
빛바랜 옷 초라한 행색이
넉넉지 못한 이민 일세의 삶을
말하고 있다
그래도 돌봐야 할 식구가 있고
뛸 수 있는 일터가 있다면
당신의 미래는 밝은 것
아직 고단한 젊음이니까
새해에는 부디
부르트지 않은 입술위에
넉넉한 미소가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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