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거래 내역/한길수
2010.08.30 16:00
선심 쓰듯이 슬그머니 관세 없애주더니 장벽 너머 알몸 드러낸 덤핑가격, 나프타* 덫에 오지게도 걸려든 사람들이 있다 옥수수 15개 1불 바나나가 3Lbs에 99전이라니 롱비치 항 컨테이너 높은 습도에 농수산물 한쪽 폐를 도려낸 환자처럼 헉헉거린다 FDA 위해식품 감식의 늑장과 치졸한 눈가림에 멕시코 농산물들 상여처럼 국경에 늘어서 있다 죽어버린 자존심과 그들의 희망, 슬럼의 늪은 갈수록 깊고 원자재 공장조차 허황한 바람만 들락거린다 한때는 자랑으로 뜨거웠던 또르띠야** 들판엔 잡풀만 웃자라고, 가난을 배경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꿈은 오로지 월경에 있다. 넘자, 넘자, 어떡하든지 넘기만 하자고 미국 국경으로 달려드는 불나방, 불법체류자라는 말조차도 탐을 내는 인생들은 기어이 철책에서 붙잡히고, 꿈은 지극히 가벼운 농담처럼 한순간에 사라진다
*나프타(NAFTA); 캐나다, 미국, 멕시코의 북미 자유무역협정.
**또르띠야(Tortillas); 옥수수나 밀로 만든 전병으로 멕시코의 주식.
<시와 시> 여름호
*나프타(NAFTA); 캐나다, 미국, 멕시코의 북미 자유무역협정.
**또르띠야(Tortillas); 옥수수나 밀로 만든 전병으로 멕시코의 주식.
<시와 시>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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