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그대 / 유은자
2010.11.23 11:01
서둘러 떠나는 그대에게
정녕 하고 싶은 말 하지 못했다
하루를 다 보냈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휭하니 가을 길목은 내 앞에 와 있고
붙잡지도 보내지도 않는 바람은
목적 없이 왔다 갔다 하고
뜨거운 태양은 겸손하게 고개 숙이고
나는 어디로 길 떠나 볼까
익숙해져 버린 이별연습에
물푸레나무사이로 길 떠나는 그대를
나 뜨거운 눈빛으로 보내지만
떠나는 이 뒤돌아보지 않고
거센 바람만 옷깃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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