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앞에서 / 장정자
2011.10.24 09:45
가을이 저혼자 가려한다
뒷뜰 오롯한 곳에 심어놓은 대추가
돌보지도 않았는데 저혼자
자주빛깔로 치장을 하였다
무심히 내버려 둔것도 모르고
저혼자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직 나뭇잎은 떨어지지 않고
누런 색깔까지 덧입지 않았어도
가을 매무새가 이리 계절을 앞지르고 있는가
사람들은
주고 받는 것이 있어야 되지만 내버려 두어도
나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냥 보내야 하는가
잎을 떨구고 나목이 될때까지
저혼자 가려는 것을
계절 붙들고 조금만 머물러 달라고
애원하고 싶다
항상 이별은 침묵하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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