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이 있는 밤 / 구자애
2012.01.17 11:00
기도처럼 엄숙한 겨울이
성전을 향해 뻗어 있고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노래 언 땅을 적시면
막혔던 출구가 비상구처럼 열리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누워있는 슬픔도
깨금발로 서 있는 츄리가
한숨처럼 불빛을 토해내면
무르춤한 내일이 눈물처럼 반짝이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천정이 바닥을 끌어안고
포도나무가 가시나무를 토닥이며
구석이 모서리를 밀어내지 않는
찾고 찾으시는 순하고 따스한 곳이라네요
아름아름 짚어가는 어두운 길에
거룩한 당신 언뜻 보이고
평생 뒤척이던 밤도
하이얀 소리 베고 누우면 곤히 잠들 수 있는 곳이라네요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07 | 어머니 마음-박인애 | 미주문협 | 2022.09.22 | 145 |
306 | 점의 노래 - 석정희 | 미문이 | 2004.11.02 | 146 |
305 | 정(情)-정용진 | 미문이 | 2007.04.09 | 146 |
304 | 이우걸-주민등록증 | 미주문협 | 2017.08.23 | 146 |
303 | 태양열 로봇 / 이영숙 | 미문이 | 2009.03.09 | 147 |
302 | 고행을 생각하다-박정순 | 미주문협관리자 | 2015.05.05 | 147 |
301 | 독도 - 고대진 | 미문이 | 2005.07.18 | 148 |
300 | 내가 받은 복 / 이영숙 | 관리자_미문이 | 2012.08.06 | 149 |
299 | 설야 - 정용진 | 미문이 | 2004.12.19 | 150 |
298 | 기억남기기 - 이성열 | 미문이 | 2005.05.01 | 150 |
297 | 길 / 최석봉 | 미문이 | 2008.01.29 | 150 |
296 | 떠나는 날을위하여-기영주 | 미문이 | 2004.11.22 | 154 |
295 | 아 아멘을 하지 않아도 - 고현혜 | 미문이 | 2005.01.30 | 154 |
294 | 스위치는 없으셔도 / 조옥동 | 관리자_미문이 | 2011.11.21 | 155 |
293 | 명상시조 3편 / 임혜신 | 미문이 | 2009.04.13 | 156 |
292 | 꽃밭에서-이윤홍 | 미문이 | 2007.08.20 | 158 |
291 | 라플레지아* / 임혜신 | 관리자_미문이 | 2012.08.27 | 159 |
290 | 10월 -살아낸다는 것 | 미주문협관리자 | 2016.10.05 | 159 |
289 | 물 밑에서 - 김혜령 | 미문이 | 2004.11.28 | 160 |
288 | 바퀴 - 김동찬 | 미문이 | 2005.02.27 | 1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