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이 있는 밤 / 구자애
2012.01.17 11:00
기도처럼 엄숙한 겨울이
성전을 향해 뻗어 있고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노래 언 땅을 적시면
막혔던 출구가 비상구처럼 열리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누워있는 슬픔도
깨금발로 서 있는 츄리가
한숨처럼 불빛을 토해내면
무르춤한 내일이 눈물처럼 반짝이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천정이 바닥을 끌어안고
포도나무가 가시나무를 토닥이며
구석이 모서리를 밀어내지 않는
찾고 찾으시는 순하고 따스한 곳이라네요
아름아름 짚어가는 어두운 길에
거룩한 당신 언뜻 보이고
평생 뒤척이던 밤도
하이얀 소리 베고 누우면 곤히 잠들 수 있는 곳이라네요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07 | 그 사흘 뒤 / 석정희 | 관리자_미문이 | 2012.05.01 | 105 |
306 | 나뭇잎 / 서용덕 | 관리자_미문이 | 2012.04.23 | 65 |
305 | 사각지대 / 백선영 | 관리자_미문이 | 2012.04.16 | 109 |
304 | 엿 / 배송이 | 관리자_미문이 | 2012.04.10 | 67 |
303 | 배려하는 마음과 말 조심 / 박영숙영 | 관리자_미문이 | 2012.04.02 | 255 |
302 | 눈에 콩 까풀을 쓰고 / 박봉진 | 관리자_미문이 | 2012.03.26 | 291 |
301 | 초조한 마음 / 노기제 | 관리자_미문이 | 2012.03.19 | 217 |
300 | 공감담요 / 김학천 | 관리자_미문이 | 2012.03.14 | 114 |
299 | 돋보기 / 김태수 | 관리자_미문이 | 2012.03.05 | 54 |
298 | 소켓 속의 세상 / 김인자 | 관리자_미문이 | 2012.02.27 | 80 |
297 | 비탈에 서서 / 김영교 | 관리자_미문이 | 2012.02.20 | 115 |
296 | 갈림길 / 김영강 | 관리자_미문이 | 2012.02.14 | 118 |
295 | 또순이의 마지막 선택 / 김수영 | 관리자_미문이 | 2012.02.06 | 183 |
294 |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 권태성 | 관리자_미문이 | 2012.01.26 | 174 |
» | 캐롤이 있는 밤 / 구자애 | 관리자_미문이 | 2012.01.17 | 70 |
292 | 콜럼비아강에 흐르는 한강의 숨결 / 강성재 | 관리자_미문이 | 2012.01.09 | 106 |
291 | 각시투구무늬 / 한길수 | 관리자_미문이 | 2012.01.03 | 107 |
290 | 만남 / 최익철 | 관리자_미문이 | 2011.12.19 | 107 |
289 | 아무르 연가 / 최영숙 | 관리자_미문이 | 2011.12.12 | 569 |
288 | 우리 사랑의 목격자 / 최상준 | 관리자_미문이 | 2011.12.06 | 1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