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 둥 둥 내 인생 / 장정자
2012.09.03 07:43
시간이 꽃잎되어 물들이고
어디를 가나 향기돋는 품위를 떨구며
그렇게 편안하게 인생을 살아간다면
참 멋진 삶이 아니랴
서금서금 존재의 아우성으로
날마다 자기를 쪼아대지 않아도 좋을
허허한 벌판에 혼자 내 팽개쳐 진 곳에
흙탕물 뒤집어 쓴 채로 어찌어찌
박차고 나와
둥 둥 둥 그렇게 살아 온 나를 바라보고
누구 거기 없을까
한 쪽 손 허위허위 가슴으로 흐르는 시냇물
부여잡고 하늘을 보았다
땅도 보았다
넓고 따스하고 뜨거웠다
보이지 않는 손
천박하고 보잘것 없는 둥둥둥 내 인생을
그렇게 보듬어 주었다
꽃잎에 눈을 먹음고 향기를 뿜어도 좋을 그런
삶이
어찌 내게는 없을까 생각지 말자
둥게둥게 가슴 뜨거운
날들을 펼치는 것은
마음이 가는 그곳으로
이어지는 내 몫일 뿐
둥 둥 둥
가슴에 흐르는 소리
마음을 비워내는 소리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
몽뚱거려 내는 인생의 소리
청아한 실개울 너울너울 속삭이는 소리로
나를 찾아오는 결 같은 것
둥 둥 둥 내 인생
구름에 달 가듯 그렇게 가고지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27 | 세歲밑의 길목에서 / 이용애 | 미문이 | 2010.02.16 | 631 |
326 | 언어의 섬 / 이월란 | 미문이 | 2010.02.22 | 723 |
325 | 환생 / 임혜신 | 미문이 | 2010.03.01 | 673 |
324 | 이별, 그 울림속으로 / 장정자 | 미문이 | 2010.03.08 | 679 |
323 | 물 위에 뜬 도시 / 장태숙 | 미문이 | 2010.03.15 | 771 |
322 | 밤의 세레나데 / 정국희 | 미문이 | 2010.03.22 | 706 |
321 | Cancun Beach에서 / 정용진 | 미문이 | 2010.03.29 | 749 |
320 | 봄편지 / 정해정 | 미문이 | 2010.04.06 | 744 |
319 | 웨스턴 길 山다방/ 조옥동 | 미문이 | 2010.04.13 | 803 |
318 | 아니, 벌써 2월 / 조정희 | 미문이 | 2010.04.20 | 828 |
317 | 릴레이 수필2/사랑-꽃은 피고 곧 지고 / 지희선 | 미문이 | 2010.04.26 | 897 |
316 | 낮달 / 차신재 | 미문이 | 2010.05.03 | 713 |
315 | 잃어버린 와인(臥人) / 채영식 | 미문이 | 2010.05.10 | 948 |
314 | 피로연 단상 / 최문항 | 미문이 | 2010.05.17 | 944 |
313 | 물레야 돌아라 / 최상준 | 미문이 | 2010.05.24 | 836 |
312 | 환갑잔치 / 최영숙 | 미문이 | 2010.06.01 | 1322 |
311 | 주걱(2) / 최익철 | 미문이 | 2010.06.08 | 840 |
310 | 경동맥 해면정맥동루 / 한길수 | 미문이 | 2010.06.14 | 880 |
309 | 함박눈이 오는 밤 / 홍 영순 | 미문이 | 2010.06.22 | 1187 |
308 | 아내 생일날 / 강성재 | 미문이 | 2010.06.28 | 8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