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 둥 둥 내 인생 / 장정자
2012.09.03 07:43
시간이 꽃잎되어 물들이고
어디를 가나 향기돋는 품위를 떨구며
그렇게 편안하게 인생을 살아간다면
참 멋진 삶이 아니랴
서금서금 존재의 아우성으로
날마다 자기를 쪼아대지 않아도 좋을
허허한 벌판에 혼자 내 팽개쳐 진 곳에
흙탕물 뒤집어 쓴 채로 어찌어찌
박차고 나와
둥 둥 둥 그렇게 살아 온 나를 바라보고
누구 거기 없을까
한 쪽 손 허위허위 가슴으로 흐르는 시냇물
부여잡고 하늘을 보았다
땅도 보았다
넓고 따스하고 뜨거웠다
보이지 않는 손
천박하고 보잘것 없는 둥둥둥 내 인생을
그렇게 보듬어 주었다
꽃잎에 눈을 먹음고 향기를 뿜어도 좋을 그런
삶이
어찌 내게는 없을까 생각지 말자
둥게둥게 가슴 뜨거운
날들을 펼치는 것은
마음이 가는 그곳으로
이어지는 내 몫일 뿐
둥 둥 둥
가슴에 흐르는 소리
마음을 비워내는 소리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
몽뚱거려 내는 인생의 소리
청아한 실개울 너울너울 속삭이는 소리로
나를 찾아오는 결 같은 것
둥 둥 둥 내 인생
구름에 달 가듯 그렇게 가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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