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 정국희
2012.09.10 06:55
파킹랏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밧데리가 나갔다고도 하고
무슨 선이 끊어졌다고도 했다
토잉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 했을 때
선한 눈빛으로 다가온 남자
이것저것 살피더니 공구까지 사들고 와
닦고 조이고 중간중간 밝은 미소 보내준다
염려 말아요 안심하세요
전생에
우린, 무엇이었을까
쓰윽 닦는 땀방울
인복이라 하기엔 베푸는 인정이 애련하다
마치 몇 겹 전생에 남편이었던 것 처럼
등이 완강하지 않는 남자
기름때가 낄 때쯤 시동이 걸렸다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며
손사래 치고 그냥 사라진
전생에 무엇이었을 그 남자
굳 사마리탄이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27 | 부부 - 이윤홍 | 미문이 | 2005.06.12 | 133 |
326 | 지상에 남기는 바다의 꿈 / 한길수 | 미문이 | 2008.03.28 | 134 |
325 | 외줄기 담쟁이 / 지희선 | 관리자_미문이 | 2011.11.28 | 134 |
324 | 사모곡(思母曲)-현원영 | 미주문협 | 2017.04.02 | 134 |
323 | 자기소개 - 권태성 | 미문이 | 2005.05.26 | 135 |
322 | 아들 / 김동찬 | 미문이 | 2008.08.22 | 135 |
321 | 텅빈자리 / 서용덕 | 미문이 | 2008.12.09 | 136 |
320 | 김동찬: 나-무 | 미주문협관리자 | 2015.07.16 | 136 |
319 | 낙엽 하나 바람을 이고 / 장정자 | 미문이 | 2009.04.21 | 137 |
318 | 계로록(戒老錄) / 손용상 | 관리자_미문이 | 2012.05.21 | 137 |
317 | 감나무 같은 사람 | 미주문협 웹도우미 | 2014.06.23 | 137 |
316 | 미주문학상 수상작품/흔적 | 미주문협관리자 | 2015.03.15 | 137 |
315 | 부인(否認) - 문인귀 | 미문이 | 2005.03.28 | 138 |
314 | 못된 여자 / 채영식 | 미문이 | 2007.12.11 | 138 |
313 | 겨울꽃 / 안선혜 | 미문이 | 2008.12.30 | 138 |
312 | 우리 사랑의 목격자 / 최상준 | 관리자_미문이 | 2011.12.06 | 138 |
311 | 둥 둥 둥 내 인생 / 장정자 | 관리자_미문이 | 2012.09.03 | 140 |
310 | 김호길-비행운 | 미주문협관리자 | 2015.10.01 | 141 |
309 | 풀치다 / 유봉희 | 관리자_미문이 | 2012.07.02 | 142 |
308 | 기도 / 정국희 | 관리자_미문이 | 2011.11.01 | 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