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 - 동반자
2018.09.05 08:11
이보오, 친구!
동반자가 따로 있나
같은 길 함께 가면
그게 바로 동반자지
참, 먼 길도
걸어 왔네 그려
아니,
달려왔다고
해야 하나
탄탄대로는 언감생심
질퍽거리는 흙길도
몸에 좋은
트레일이라며
달게도 달려 왔지
자, 친구여!
같은 길
함께 달리는
인생의 동반자여!
자네는
춤을 추시게나
난
노래를 부름세
솔숲 높아
하늘은 더 푸르고
구름은 두둥실
참 날씨도 좋으이!
나뭇잎은
수런대며
유년의 동화를
들려주네 그려
이보오, 친구!
오늘은 해피 러너스
소풍날!
모쪼록
즐겁고 유쾌하게
지내세!
나이들수록
젊은이와
어울려야 한다네
지나온 나이
헤지 말고
남은 날
세지 말게
오늘이
마지막인 듯
즐겁게 사세
자, 자네는
춤을 추시게
난
노래를 부름세
<시작 메모> 한 분이 노래 부르시고 또 한 분이 덩실덩실 춤을 추실 때,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일었다. 해는 서산에 얹혀 질 때를 알리는데 노을은 우련 붉어 하늘을 곱게 물들였다. 노송은 하늘을 찌르고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들은 수런대며 두 분의 살아온 얘기를 동화처럼 들려주고 있었다. 바위 위에 걸터 앉아 도란도란 추억담을 나누시는 모습이 처연하도록 아름다웠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숲이 길을 내어 주듯, 두 분은 앞서 가시며 우리에게 곱게 다져진 오솔길을 내어 주신다. “피곤하다, 귀찮다!” 하지 않으시고 해피 러너스 야유회에 오시어 즐기시는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고귀하다. 두 분, 오래도록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우정을 계속 쌓아가시길 두 손 모아 빈다. 그 날 수고하신 임원과 봉사하신 모든 분께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장소: 크리스탈 레이크)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28 | 수필 - 서른 세 개의 추모석과 서른 두 개의 하얀 풍선(수정) | 지희선 | 2008.01.07 | 663 |
827 | 소낙비 1 | 지희선 | 2008.01.15 | 594 |
826 | 소낙비 2 | 지희선 | 2008.01.15 | 534 |
825 | 은행잎 | 지희선 | 2008.01.15 | 592 |
824 | IMF 이후 | 지희선 | 2008.01.15 | 536 |
823 | 안으로 흐르는 강 | 지희선 | 2008.01.15 | 611 |
822 | 바둑두기 | 지희선 | 2008.01.15 | 663 |
821 | 바닷속으로 떠난 여인 | 지희선 | 2008.01.15 | 688 |
820 | 고독 | 지희선 | 2008.01.16 | 690 |
819 | 수필 - 구리 풍경(수정) | 지희선 | 2008.01.23 | 1069 |
818 | 수필로 쓴 당선 소감* | 지희선 | 2008.01.25 | 610 |
817 | 대지의 조각가 | 지희선 | 2008.01.27 | 605 |
816 | 짧은 봄날의 엽서 | 지희선 | 2008.01.29 | 905 |
815 | 안나를 위한 조시 | 지희선 | 2008.02.02 | 632 |
814 | 해바라기 | 지희선 | 2008.02.02 | 627 |
813 | 염소의 모정 | 지희선 | 2008.02.17 | 864 |
812 | '영원' 속에 사는 분 | 지희선 | 2008.02.24 | 616 |
811 | 바다가 있는 풍경 | 지희선 | 2008.02.24 | 1086 |
810 | 유월의 플라타너스 | 지희선 | 2008.04.09 | 1100 |
809 | 인연설과 나의 본명 | 지희선 | 2008.06.14 | 8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