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1 13:10

나를 먼저 보내며

조회 수 2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를 먼저 보내며/강민경

 

 

       사철 구분 뚜렷함 없이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떨어져 눕는

       하와이, 나뭇잎들도

       옷 갈아입을 때는 안다

 

       그들에게도 겨울은 온다고

       노란 나뭇잎 떨어뜨려

       사람들이, 저를 밟고 걷는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똑같은 소리로

       한국의 단풍 길을 연상케 한다

 

        내가

       어머니 곁에 있겠다고 고집부릴 때

       나를 먼저 보내며 곧 따라오시겠다

       달래시고 하염없이 손 흔들어

       길을 터 주신 그분과 같이

       나무도

       제 살점을 그렇게 떨구어 내겠지!

       가을이면 새로 올 생명을 위해

       먼저 보내고 뒤따르며 감내한

       벗어버릴 수 없는 희생은

 

       허무하고 서운하고 슬픈

       운행(運行) 같지만

       지구의 행복은 더욱, 빛나고

       거룩한 삶인 것이 분명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46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71
1345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강민경 2014.10.17 309
1344 가을비 성백군 2014.10.24 174
1343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70
1342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182
1341 수필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김우영 2014.11.09 576
1340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302
1339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81
1338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13
1337 수필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김우영 2014.11.23 311
1336 촛불 강민경 2014.12.01 186
1335 일상은 아름다워 성백군 2014.12.01 130
1334 별 하나 받았다고 강민경 2014.12.07 332
1333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285
1332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77
1331 수필 김우영의 "세상 이야기" (1)생즉사 사즉생( 生卽死 死卽生) 김우영 2015.01.12 426
1330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87
1329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79
1328 비빔밥 2 성백군 2015.02.25 238
1327 분수대에서 성백군 2015.02.25 195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