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씨앗을 키우며
2006.07.13 16:32
꿈의 씨앗을 키우며
행촌수필문학회 유영희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문학에 대한 의식이 내게 존재했던가? 아니, 그보다도 정리되지 못한 글을 포함하여 수백 편에 달하는 글을 쓴 지금, 나는 어떤 의식으로 이 문학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책을 내고 여기저기 지면에 글을 발표하면서 ‘내 문학관은 이것이다.’라고 뚜렷이 말할 ‘무엇’이 없다면 문학적 개념정리가 미흡하다는 결론이 될 것이다.
간혹 글을 쓰고 싶은 욕구를 가진 이들로부터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상대방은 상당히 심각하고 조심스럽게 던진 질문이지만 내가 하는 대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좋은 글을 쓰고 싶거든,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조건 써보라는 것이 나의 답이다. 쓰고자 하는 열정에 사로잡힐 수 있기를 먼저 권하는 것이다.
나의 글쓰기가 그러하였다. 20년을 ‘류마치스’라는 질병에 묶여 열 번의 수술을 받으며 강물처럼 흐르는 한[恨]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 어설픈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문학이라는 거창한 의식은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가슴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그냥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삶이 죽음에 대한 예감으로 발전되어 가는 공허 속에서 나를 구원하고자 하는 일시적인 위안으로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런 글쓰기가 내 삶 속으로 비집고 들어와 내 운명을 바꾸어 버린 것이다.
현실에 대한 일탈욕구는 주부로서 역할갈등에서 오는 무력감에 빠진 일탈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생존을 위한 삶의 실존적 의미를 탐색해 가는 과정이었다. 어설픈 그러나 만성적인 글쓰기는 생존에 대한 원천적 충동이었다. 이 절박한 심정으로 눈물을 품고 썼던 글은 독자와 눈물을 같이 나눌 수 있었고, 웃음을 품고 썼던 글은 독자와 웃음을 나눌 수 있었다. 내 자신이 감동하지 못한 글은 어느 누구도 감동시킬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면 깊이 자리했던 심리적 공황상태가 자신도 모르게 질병이 치유되는 효과마저 얻게 되었다.
무턱대고 쓰는 글이지만 뚜렷한 소망 하나는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스스로의 한풀이를 위해 글을 썼지만 지금은 글을 쓰는 목적이 엄연히 존재한다. 나의 투병체험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등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글이라는 도구를 통하여 삶의 힘을 얻을 수 있었던 희망을 전하고 싶은 것이다.
많은 현대인들은 생활에 눌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학이란 무조건 격이 높아야 한다는 관념 때문에 쓸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웃에게 내 아픔이 위로가 되고, 내 실수에서 교훈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문학성이 다소 떨어지는 글이라 해도 상관이 없다. 내 삶의 진솔한 고백이, 읽는 이의 가슴에 사라지지 않는 메시지로 남기를 바랄 뿐이다. 누군가의 가슴에 심겨질 수 있는 꿈의 씨앗은 작품이 지닌 문학성보다는 글에 담겨진 진실이라는 것을 우리는 체험으로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나에게 글쓰기는, 죽음이라는 극복할 수 없는 두려움을 초월하기 위한 의지이며 열린 눈으로 삶을 응시하면서 충실하고자 하는 의식이다. 그 의지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쓰는 이유가 되어, 삶에 지친 한 사람이 작은 용기나 소망 하나를 내 글 안에서 건질 수 있다면 가슴 아픈 상처를 드러내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육신은 어느 날인가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글을 통하여 누군가의 가슴에 썩지 않는 꿈의 씨앗 하나를 심어놓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쓴다.
행촌수필문학회 유영희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문학에 대한 의식이 내게 존재했던가? 아니, 그보다도 정리되지 못한 글을 포함하여 수백 편에 달하는 글을 쓴 지금, 나는 어떤 의식으로 이 문학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책을 내고 여기저기 지면에 글을 발표하면서 ‘내 문학관은 이것이다.’라고 뚜렷이 말할 ‘무엇’이 없다면 문학적 개념정리가 미흡하다는 결론이 될 것이다.
간혹 글을 쓰고 싶은 욕구를 가진 이들로부터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상대방은 상당히 심각하고 조심스럽게 던진 질문이지만 내가 하는 대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좋은 글을 쓰고 싶거든,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조건 써보라는 것이 나의 답이다. 쓰고자 하는 열정에 사로잡힐 수 있기를 먼저 권하는 것이다.
나의 글쓰기가 그러하였다. 20년을 ‘류마치스’라는 질병에 묶여 열 번의 수술을 받으며 강물처럼 흐르는 한[恨]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 어설픈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문학이라는 거창한 의식은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가슴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그냥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삶이 죽음에 대한 예감으로 발전되어 가는 공허 속에서 나를 구원하고자 하는 일시적인 위안으로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런 글쓰기가 내 삶 속으로 비집고 들어와 내 운명을 바꾸어 버린 것이다.
현실에 대한 일탈욕구는 주부로서 역할갈등에서 오는 무력감에 빠진 일탈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생존을 위한 삶의 실존적 의미를 탐색해 가는 과정이었다. 어설픈 그러나 만성적인 글쓰기는 생존에 대한 원천적 충동이었다. 이 절박한 심정으로 눈물을 품고 썼던 글은 독자와 눈물을 같이 나눌 수 있었고, 웃음을 품고 썼던 글은 독자와 웃음을 나눌 수 있었다. 내 자신이 감동하지 못한 글은 어느 누구도 감동시킬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면 깊이 자리했던 심리적 공황상태가 자신도 모르게 질병이 치유되는 효과마저 얻게 되었다.
무턱대고 쓰는 글이지만 뚜렷한 소망 하나는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스스로의 한풀이를 위해 글을 썼지만 지금은 글을 쓰는 목적이 엄연히 존재한다. 나의 투병체험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등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글이라는 도구를 통하여 삶의 힘을 얻을 수 있었던 희망을 전하고 싶은 것이다.
많은 현대인들은 생활에 눌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학이란 무조건 격이 높아야 한다는 관념 때문에 쓸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웃에게 내 아픔이 위로가 되고, 내 실수에서 교훈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문학성이 다소 떨어지는 글이라 해도 상관이 없다. 내 삶의 진솔한 고백이, 읽는 이의 가슴에 사라지지 않는 메시지로 남기를 바랄 뿐이다. 누군가의 가슴에 심겨질 수 있는 꿈의 씨앗은 작품이 지닌 문학성보다는 글에 담겨진 진실이라는 것을 우리는 체험으로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나에게 글쓰기는, 죽음이라는 극복할 수 없는 두려움을 초월하기 위한 의지이며 열린 눈으로 삶을 응시하면서 충실하고자 하는 의식이다. 그 의지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쓰는 이유가 되어, 삶에 지친 한 사람이 작은 용기나 소망 하나를 내 글 안에서 건질 수 있다면 가슴 아픈 상처를 드러내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육신은 어느 날인가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글을 통하여 누군가의 가슴에 썩지 않는 꿈의 씨앗 하나를 심어놓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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