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 태백에서
2006.08.06 18:36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發源地) 태백에서/ 정 현 창
녹색 물결이 출렁이는 숲길을 걷노라면 문인(文人)들은 시상(詩想)이 떠오른다는데 난, 야생마처럼 마구 달리고 싶어진다. 아직 문인으로서의 숙성이 덜된 탓일까.
‘검룡소’로 들어가는 숲길은 나뭇잎들의 향기가 참 좋았다. 주차장에서 ‘검룡소’까지 이어지는 숲길 입구에서는 물의 축제가 열리고 있었고,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오솔길이 이어져 있었다. 발을 담그면 심장까지 얼어 버릴 것 만 같은 맑고 차디찬 계곡물이 숲길 따라 흐르고 있었다. 문우와 함께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걷노라니 나도 모르게 야생마의 뜨거운 피가 요동치기 시작하여 달리기를 시작했다.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할 무렵 서울시민과 2천만 수도권 사람들이 매일 마시는 깨끗하고 풍부한 식수의 발원지인 태백산 금봉산 기슭의 ‘검룡소’가 수줍음을 타는 처녀처럼 부끄러운 듯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는 정선군 나전리 함수머리에서 오대산 우통수의 물줄기와 합류하여 한강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솟아오르는 물을 두 손으로 떠서 한 모금 마시니 온몸 가득 태백산의 정기가 스미는 듯하였다. 솟아오르는 힘에 못 이겨 오던 길을 돌아 2번이나 숲길을 달렸으나 아직도 힘이 남아돌았다. 아예 이 물길을 따라 한강까지 달려가고 싶었다.
나의 글쓰기는 초등학교시절에 잉태되어 대학교 때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군에 갔다 와서는 번데기가 되어 깊은 동면에 들어갔다. 지천명의 나이가 한참 흐른 뒤에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김 학 교수의 지도로 일년 동안 무려 170여 편의 습작품을 쓰면서 성충으로 변태하려고 힘써 왔었다. 드디어 2006년 1월 ‘격월간 좋은문학’을 통해 화려한 나비가 되어 그 첫 날갯짓을 하였다.
2006년 8월5일부터 1박2일 동안 강원도 태백의 태백석탄박물관에서 ‘좋은문학 여름세미나 및 신인상 시상식’이 있으니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처음엔 불만이 많았다. 작년엔 서울에서 시상식이 있어 가족들과 문우들이 많이 동행하여 축하를 해주었는데 태백은 너무 멀어 1박을 해야 하고, 또한 여름 휴가철까지 겹쳐 혼자만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당일 고속버스와 관광버스를 무려 9시간이나 타고 겨우 도착하자마자 이어지는 ‘탄광촌 정체성 확립을 위한 학술세미나’ 참석 과 ‘제3회 태백 산상시인학교 개강식’ 은 버스를 9시간이나 타고 간 우리를 너무 지치게 하였다. 구수한 청국장으로 저녁식사를 때우고 태백여성화관에서 마침내 수필가로서의 힘찬 도약을 다짐하는 '신인상'등단패를 받았다.
행촌수필문학회 문우들이 안겨준 커다란 꽃다발은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었다, 비록 참석은 못했으나 꽃송이마다엔 문우들의 마음이 가득 들어 있는듯하였다. 시상식 후, 문우들과 시원한 강원도 산바람을 맞으며 축배를 외쳤던 태백의 밤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정에 취하고 문향에 취하며, 행복에 취하고, 술에 취한 영원히 잊지 못할 밤이었다.
이튿날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공기가 맑은 태백의 도로를 달린 한 시간은 나에겐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영양가 많은 청국장으로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을 거쳐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둘러보았다. 난, ‘검룡소’로 가는 숲길을 달리면서야 일부러 멀고 먼 태백까지 와서 신인상을 수여하려는 깊은 뜻을 알 수 있었다. 태백에 있는 발원지에서 시작한 물이 흐르고 흘러서 강까지 다다르듯 신인상을 받고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우리들에게 꾸준히 글쓰기에 정진하여 대가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는 좋은문학 김순복 발행인의 깊은 뜻을 알 수 있어 그동안 불평만한 내가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연못’이고 한강의 발원지는 ‘검룡소’ 이듯, 내 수필의 발원지는 ‘격월간 좋은문학’이다. 앞으로 나는 어느 강까지, 아니 어느 바다까지 흐르며 좋은 수필을 쓸 수 있을까? (2006. 8. 7.)
녹색 물결이 출렁이는 숲길을 걷노라면 문인(文人)들은 시상(詩想)이 떠오른다는데 난, 야생마처럼 마구 달리고 싶어진다. 아직 문인으로서의 숙성이 덜된 탓일까.
‘검룡소’로 들어가는 숲길은 나뭇잎들의 향기가 참 좋았다. 주차장에서 ‘검룡소’까지 이어지는 숲길 입구에서는 물의 축제가 열리고 있었고,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오솔길이 이어져 있었다. 발을 담그면 심장까지 얼어 버릴 것 만 같은 맑고 차디찬 계곡물이 숲길 따라 흐르고 있었다. 문우와 함께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걷노라니 나도 모르게 야생마의 뜨거운 피가 요동치기 시작하여 달리기를 시작했다.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할 무렵 서울시민과 2천만 수도권 사람들이 매일 마시는 깨끗하고 풍부한 식수의 발원지인 태백산 금봉산 기슭의 ‘검룡소’가 수줍음을 타는 처녀처럼 부끄러운 듯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는 정선군 나전리 함수머리에서 오대산 우통수의 물줄기와 합류하여 한강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솟아오르는 물을 두 손으로 떠서 한 모금 마시니 온몸 가득 태백산의 정기가 스미는 듯하였다. 솟아오르는 힘에 못 이겨 오던 길을 돌아 2번이나 숲길을 달렸으나 아직도 힘이 남아돌았다. 아예 이 물길을 따라 한강까지 달려가고 싶었다.
나의 글쓰기는 초등학교시절에 잉태되어 대학교 때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군에 갔다 와서는 번데기가 되어 깊은 동면에 들어갔다. 지천명의 나이가 한참 흐른 뒤에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김 학 교수의 지도로 일년 동안 무려 170여 편의 습작품을 쓰면서 성충으로 변태하려고 힘써 왔었다. 드디어 2006년 1월 ‘격월간 좋은문학’을 통해 화려한 나비가 되어 그 첫 날갯짓을 하였다.
2006년 8월5일부터 1박2일 동안 강원도 태백의 태백석탄박물관에서 ‘좋은문학 여름세미나 및 신인상 시상식’이 있으니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처음엔 불만이 많았다. 작년엔 서울에서 시상식이 있어 가족들과 문우들이 많이 동행하여 축하를 해주었는데 태백은 너무 멀어 1박을 해야 하고, 또한 여름 휴가철까지 겹쳐 혼자만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당일 고속버스와 관광버스를 무려 9시간이나 타고 겨우 도착하자마자 이어지는 ‘탄광촌 정체성 확립을 위한 학술세미나’ 참석 과 ‘제3회 태백 산상시인학교 개강식’ 은 버스를 9시간이나 타고 간 우리를 너무 지치게 하였다. 구수한 청국장으로 저녁식사를 때우고 태백여성화관에서 마침내 수필가로서의 힘찬 도약을 다짐하는 '신인상'등단패를 받았다.
행촌수필문학회 문우들이 안겨준 커다란 꽃다발은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었다, 비록 참석은 못했으나 꽃송이마다엔 문우들의 마음이 가득 들어 있는듯하였다. 시상식 후, 문우들과 시원한 강원도 산바람을 맞으며 축배를 외쳤던 태백의 밤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정에 취하고 문향에 취하며, 행복에 취하고, 술에 취한 영원히 잊지 못할 밤이었다.
이튿날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공기가 맑은 태백의 도로를 달린 한 시간은 나에겐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영양가 많은 청국장으로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을 거쳐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둘러보았다. 난, ‘검룡소’로 가는 숲길을 달리면서야 일부러 멀고 먼 태백까지 와서 신인상을 수여하려는 깊은 뜻을 알 수 있었다. 태백에 있는 발원지에서 시작한 물이 흐르고 흘러서 강까지 다다르듯 신인상을 받고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우리들에게 꾸준히 글쓰기에 정진하여 대가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는 좋은문학 김순복 발행인의 깊은 뜻을 알 수 있어 그동안 불평만한 내가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연못’이고 한강의 발원지는 ‘검룡소’ 이듯, 내 수필의 발원지는 ‘격월간 좋은문학’이다. 앞으로 나는 어느 강까지, 아니 어느 바다까지 흐르며 좋은 수필을 쓸 수 있을까? (200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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