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4 17:16
서머타임
전희진
시간을 한 시간 앞으로 당기다가
두 시간 앞으로 당기다가
백 년이나 앞당기다가
한 시간 두 시간 짧아진
나의 잠은
백년이나 짧아져서
꽃잎처럼 가벼워지고 얇아져서
사과나무 향기로 후루루, 오래된 잠들이 쏟아지는데
당신이 떠난 자리 그대로 흔들리는데
가벼워진 나의 잠이 당신을 백 년이나 지나칠까 봐
실수로 스치는 오늘 아침, 나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꽃술처럼 길게 늘어나는 지구의 이마를 따라 동쪽으로 가면 거기
당신은 사과처럼 붉게 익어가고
나의 잠은 백 년이 짧은 듯 그렇게 길어진다
-소외지, 2017년 여름-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 | 분재 외 1편 | 전희진 | 2019.01.14 | 39 |
» | 서머타임 | 전희진 | 2019.01.14 | 50 |
12 | K* 타운 외 4편 | 전희진 | 2019.01.14 | 32 |
11 | 각시꽃 | 전희진 | 2019.01.14 | 54 |
10 | 달과 여자 | 전희진 | 2019.01.14 | 29 |
9 | 설산의 전설 | 전희진 | 2019.01.14 | 47 |
8 | 졸음 | 전희진 | 2019.01.14 | 49 |
7 | 왜 진짜 슬플 땐 멀뚱멀뚱 눈물이 나오지 않는 거니? | 전희진 | 2019.01.14 | 12 |
6 | 최저임금 | 전희진 | 2019.01.14 | 44 |
5 | 백년동안 몸을 풀지 않는 드가의 한 소녀를 위하여 | 전희진 | 2019.01.14 | 111 |
4 | 드라이플라워 | 전희진 | 2019.01.14 | 19 |
3 | 제4회 시와정신시인상 수상작 | 전희진 | 2019.01.14 | 52 |
2 | 소쩍새/전희진 | 전희진 | 2019.01.13 | 50 |
1 | 우울과 달빛과 나란히 눕다 | 전희진 | 2019.01.10 | 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