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9 22:50

산길 / 성백군

조회 수 1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산길 / 성백군

 

 

산길을 간다

한 걸음 한 걸음

산정을 향해 또박또박

 

낯선 풍경에 눈이 열리고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에 귀가 트이고

꽃향기, 신록 냄새에 코가 즐겁기도 하다만

가다가 지치면 쉬어야 하고

늘어진 가지 앞에서나 쓰러진 나뭇등걸을 만나면

고개를 숙이든지 무릎을 꿇든지

이끼 낀 너럭바위를 지나갈 때는 엉금엉금 기었지

 

한나절 산길도 구불거리는데

하물며 한평생 사람 사는 길이야

굽이굽이마다 고비가 있어

웃다가 울다가

잔칫집이 되었다가 초상집이 되었다가

 

벌써, 나도

갓길 늙은 풀

그러다 보니 그렇기도 하더라

굳이 산정이 아니면 어떤가

아무 데서나 자리 깔고 누우면 그곳이 정상인 것을
마음 비우니 몸 가벼워지고 

거칠 것 없는 산길

어디서나 상쾌한 바람이 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27 폭포 강민경 2006.08.11 193
1226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193
1225 벼랑 끝 은혜 성백군 2013.05.14 193
1224 스페이스 펜 (Space Pen) 이월란 2008.04.13 193
1223 절규 성백군 2012.05.16 193
1222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193
1221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193
1220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193
1219 그만 하세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30 193
1218 바람구멍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8 193
1217 그래야, 허깨비가 아니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9.21 193
1216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192
1215 탱자나무 향이 강민경 2006.03.05 192
1214 바다 성백군 2006.03.07 192
1213 세계에 핀꽃 강민경 2006.03.18 192
1212 유성룡 2006.04.21 192
1211 가슴을 이고 사는 그대여 유성룡 2008.04.28 192
»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2
1209 6월 바람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6.17 192
1208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192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