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 필재 김원각


처마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혔다

하천이 범란한 곳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다


허리케인 레인(Lane)이

우리 동네 오하우(Oahu)로

떼 지어 몰려오더니

옆집 텃밭을 도랑으로 만들고

김 씨네 화단 화초는

모두 모가지를 분질러 놓았다

닿는 것마다 싹 쓸어버릴 기세더니

어린 싹은 손 안대고

슬며시 물러간다

해 뜨자 얼음 녹듯 헤- 풀어져 사라진다


일용직 박 씨는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허물고, 짓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허리케인 지나간 후

다시 복구가 시작되듯이

사람 산다는 게 다 그런 거라며

햇님의 뒤통수치며 환하게 웃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2 아버지 유성룡 2006.03.12 465
261 호수 같은 밤 바다 강민경 2011.05.12 465
260 외로운 가로등 강민경 2014.08.23 466
259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68
258 기타 혼혈아 급우였던 신복ㄷ 강창오 2016.08.27 469
257 옥편을 뒤적이다 박성춘 2011.03.25 470
256 유나의 웃음 김사빈 2005.05.04 472
255 지식인의 말 안경라 2007.09.28 473
254 나는 왜 시를 쓰게 되었나? 박성춘 2011.11.06 473
253 주는 손 받는 손 김병규 2005.02.16 475
252 *스캣송 서 량 2006.01.01 476
251 가슴을 찌르는 묵언 file 김용휴 2006.06.22 477
250 생의 바른 행로行路에 대한 탐색/ 서용덕 시세계 박영호 2008.09.12 478
249 이빨 빠진 호랑이 성백군 2012.01.08 482
248 문경지교(刎頸之交) 유성룡 2006.05.27 486
247 한송이 들에 핀 장미 유성룡 2006.07.18 486
246 - 전윤상 시인의 한시(漢詩)세계 김우영 2009.02.15 487
245 화 선 지 천일칠 2005.01.20 488
244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2.22 490
243 갈치를 구우며 황숙진 2008.11.01 490
Board Pagination Prev 1 ...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