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3 15:49

비우면 죽는다고

조회 수 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우면 죽는다고 / 강민경                

 

 

길바닥에서

무심히 밟힌 빈 깡통

와장창무너지는 소리를 낸다

 

다 비웠는데

배알도 비우고 값도 비우고 마음마저 게워

자존심도 다 버렸는데

비우면 편하다고 하시더니

왜 이러십니까?

 

늙은 노숙자

Stop 사인에서 가슴에

‘Please help me, I need quarter’라는

표지를 붙이고 빈손을 내민다

 

맞아

어차피 용광로에 들어가 재생하려면

불순물은 제거되어야 한다며

아프다는 말 한마디에 수없이 짓밟히는 찌그러진 깡통

덕에 비었다는 신세는 면했지만, 납작 엎드려

죽은 깡통이 되었다

 

Quarter* 대신에

오전 짜리 찌그러진 깡통을 주어 들고

환전소를 찾아 자리를 뜨는 노숙자 쓸쓸한 등 뒤로

자동차 기적 소리 요란하다

 

*quarter : 미화 1/4 달러

  

 

 

 

  

 

 

 


  1. 비 / 천숙녀

  2. No Image 21Oct
    by 강민경
    2007/10/21 by 강민경
    Views 256 

    비 냄새

  3.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4. No Image 11Aug
    by 황숙진
    2007/08/11 by 황숙진
    Views 837 

    비듬나물에 대한 추억

  5.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6. 비빔밥

  7. 비와 외로움

  8. 비와의 대화

  9. 비우면 죽는다고

  10. 비이거나 구름이거나 바람일지라도 / 천숙녀

  11.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12. 비켜 앉았다 / 천숙녀

  13. 비탈진 삶 / 천숙녀

  14. 비포장도로 위에서

  15. 빈말이지만 / 성백군

  16. No Image 18Aug
    by 강민경
    2005/08/18 by 강민경
    Views 269 

    빈방의 체온

  17. No Image 20Apr
    by son,yongsang
    2012/04/20 by son,yongsang
    Views 198 

    빈소리와 헛소리

  18. No Image 16Apr
    by 하늘호수
    2024/04/16 by 하늘호수
    in
    Views 83 

    빈집 / 성백군

  19. No Image 19Jan
    by 강민경
    2007/01/19 by 강민경
    Views 353 

    빈컵

  20. 빈터 / 천숙녀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