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3 15:49

비우면 죽는다고

조회 수 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우면 죽는다고 / 강민경                

 

 

길바닥에서

무심히 밟힌 빈 깡통

와장창무너지는 소리를 낸다

 

다 비웠는데

배알도 비우고 값도 비우고 마음마저 게워

자존심도 다 버렸는데

비우면 편하다고 하시더니

왜 이러십니까?

 

늙은 노숙자

Stop 사인에서 가슴에

‘Please help me, I need quarter’라는

표지를 붙이고 빈손을 내민다

 

맞아

어차피 용광로에 들어가 재생하려면

불순물은 제거되어야 한다며

아프다는 말 한마디에 수없이 짓밟히는 찌그러진 깡통

덕에 비었다는 신세는 면했지만, 납작 엎드려

죽은 깡통이 되었다

 

Quarter* 대신에

오전 짜리 찌그러진 깡통을 주어 들고

환전소를 찾아 자리를 뜨는 노숙자 쓸쓸한 등 뒤로

자동차 기적 소리 요란하다

 

*quarter : 미화 1/4 달러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68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47
2267 희망은 있다 강민경 2012.12.26 173
2266 시조 희망希望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1 127
2265 시조 희망希望 file 독도시인 2024.02.19 94
2264 희망 전상서 2 김화영 2007.09.24 218
2263 희망 고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08.10 138
2262 희망 백야/최광호 2005.07.28 232
2261 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노라 김우영 2013.05.15 260
2260 흙으로 사람을 - out of earth 박성춘 2011.03.23 576
2259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강민경 2015.10.17 249
2258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4.25 365
2257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3.06 205
2256 흔들리는 것들은 아름답다 황숙진 2008.07.02 446
2255 시조 흑백사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5 303
2254 휴양지 김우영 2012.05.16 121
2253 시조 훌쩍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2 148
2252 후곡리 풍경 손홍집 2006.04.09 377
2251 시조 회원懷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3 129
2250 회상 강민경 2005.09.05 302
2249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21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