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12:36

바다의 눈

조회 수 3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다의 눈/강민경

 

등대는 바다의 눈

좋은 날이나 궂은 날

변함 없이 출렁이는 순풍이,

광풍으로 돌변 할지 모르는 변덕이 잦아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사잇길만

따라가다가, 길을 잃고 당황했던

이민 초기의 나를 돌아봅니다

 

광풍에 어쩌면 행복해 할 바다의 변덕을

검은 구름이 미친 바람 들이대는 어둠

뜻 모를 하늘의 고함을 듣는 공포의 밤 내내

제 몸의 심지 다 태운 빛으로 어둠 지워

길을 튼 나의 외곬 사랑에도 좋은

바다의 눈, 등대가 되었던 어젯밤을 기억하는

머릿속, 더없이 맑고 상쾌합니다

 

가슴 쿵 내려앉는 어둠을 식별하고 달래어

바다를 다독일 줄 아는 지혜로 우뚝 솟아오른

바다의 눈, 아렸을 때부터 그 눈을 사모하였던

나는, 등대를 앞세워 빛 가운데로 들앉았습니다

누구는 핏속에서 푸르른 혈 죽을 피웠다는데

나는 내 핏속에서 무엇을 피워 낼 것인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예측 불가한

바다의 풍랑 앞, 세상 변덕에 풀 죽은 내 어깨가

바다의 눈, 등대를 대하면서 소심할수록

더 심하게 흔들리는 가정들을 다 돌아서게 한

거센 세상 두려움투성이에

어혈의 어제는 아득하고  

그이에게 아이들에게 등대였던

어머니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오늘을 내일 일에

낭비할 수 없는 하루살이 수명이라도

지켜 내려는 파도와의 싸움은 틀림없는

예측 불허를 앞세운 바다의 눈으로

물 위에 세상임을 가르쳐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의 정당성을 들이댑니다

바다의 눈 파도는 하늘을 나는 내 숨소리이고 등대였으니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0 남편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11 349
1459 장맛비의 성질/강민경 강민경 2019.10.09 268
1458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312
1457 자연이 그려 놓은 명화 강민경 2019.09.30 427
1456 오가닉 청문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9.26 312
1455 지상에 별천지 강민경 2019.09.23 332
1454 부부는 일심동체라는데 강민경 2019.09.20 291
1453 계산대 앞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9.19 217
1452 나그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9.14 208
» 바다의 눈 강민경 2019.08.30 305
1450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368
1449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9.08.17 377
1448 여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8.06 302
1447 청춘은 아직도 강민경 2019.08.06 214
1446 고백(5) /살고 싶기에 file 작은나무 2019.08.02 279
1445 뽀뽀 광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31 223
1444 7월의 꽃/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7.26 250
1443 하나에 대한 정의 강민경 2019.07.26 236
1442 대숲 위 하늘을 보며 2 강민경 2019.07.24 348
1441 파도 강민경 2019.07.23 222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116 Next
/ 116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나눔고딕 사이트로 가기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