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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별꽃 피면
그리운 이름 따라 뜹니다
별 하나 이름 하나 
되뇌고 있노라면
꼬리별 
낯선 창 기웃대다
내 가슴에 떨어집니다 
 
하나 둘 별꽃 지면
그리운 얼굴 함께 집니다
별꽃 진 밤하늘에 
어른대던 얼굴들
가없는 
은하수 마을
숨은 별꽃 됩니다
 
 
시화전 출품을 위해 한국에 주문한 캘리그라피 <별꽃> 작품이 왔다. 
작고 앙증스럽다.
작품을 써 준 이는 은원 정은영으로 이서연 시인이 소개해 준 사람이다. 
글도 쓰고 캘리그라피도 가르치는 실력파라고 했다. 
이번에 캘리그라피로 그의 작품이 큰 상을 받았다고 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마음을 담아서 쓴 글씨와 작품이라 고마움을 느낀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여러 번 써 보고 작품의 글씨체와 크기를 정했노라 한다. 
나도 잡지 편집을 해 봐서 알지만, 편집의 미학을 위해서 글자와 그림 배치를 할 때는 너무나 많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머리에 쥐가 난다. 
하다 못해, 점 하나 찍는 것까지 고심해야 한다. 
사실, 내 작품 <별꽃> 시조는 사진 작가 류안 시인이 올린 ‘별꽃’ 사진을 본 게 모티브가 되었다.
가급적이면, 류안씨 사진과 내 시가 어우러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캘리그라피는 별꽃 이미지로 가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전혀 다른 새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시 내용보다는 꾸밈새로 한 몫 보게 생겼다. 
작품을 부치면서 정갈한 글씨로 육필 편지까지 동봉해 왔다. 
얼마만에 받아보는 육필 편지인가. 
“시가 읽을수록 입에 착착 붙네요!” 하던 애교스런 표현에 이어 편지에서도 따스한 마음이 느껴진다. 
정감이 가는 편지에 작품을 만들어준 이의 육필 편지라 시화 판넬 뒤에 붙여 두었다. 
두고 두고 기념으로 삼고 싶어서이다. 
어둠이 오면 하늘의 별꽃 뜨고 지고, 계절이 오면 지상의 별꽃 피고 지리라.
그 속에 피고 지는 뭇생명, 우리도 함께 피고 지리라. 
사랑도 미움도 다 내려놓고 은하로 흐르리라. 
우리보다 앞서 간 이, 우리가 별꽃 보며 그리워 하듯이 
우리 뒤에 올 이, 훗날 별꽃 된 우릴 보며 또한 그리움에 잠기리라.
우리 이 세상 살아가며 할 일은 오직 정 주고 받을 일!
동터 오는 새벽 창가에 <별꽃> 세워 두고 다시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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