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시인의 '성서'
2004.10.08 03:29
성서
김남조
이 먼 나라
호텔의 서랍 속에
성서 한 권,
이 분을 여기서 만나는구나
가슴에 품어 안으니
두 몸의 치수가
숙연히 잘 맞아
이분과 함께 편안하구나
지금 조용하고
우리 둘뿐이니
어떤 고백도 울음도
서슴지 말라시는
희한하게 감미로운 분이시구나
세계의 어느 여숙에도
이 분이 기다려 계심으로
모든 나그네
허행의 발걸음이 아니고
확고히 도착하는
그 사람 되는 것을
<감상>
여행 중 호텔 방에 비치되어있는 성경책을 만나는 시인에게는 새로운 감회가 인다. 성서는 홀로 있는 나그네의 그 적적한 밤의 위로가 되며 어떤 속엣 말도 서슴없이 내놓고 나눌 수 있는 대화자가 되어준다. 숙연하기도하고 감미롭기도 한 대화는 안위를 준다.
2년 전 나는 김남조시인을 우리교회(남가주사랑의교회)에 모시고 왔었다. 교회를 살펴보고는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마음에 든다는 그 말은 곧 “가슴에 품어 안으니/두 몸의 치수가/숙연히 잘 맞아/이분과 함께 편안하구나” 를 연결시키는 또 하나의 의미인 것 같다.
성서나 교회가 나그네 같은 인생의 확고한 본향이 되는 것은 외형적이 아닌 내적인 깊은 만남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리라.
문인귀/시인
참고: 이 글은 남가주사랑의 교회 '하나지'에 게재된 것임
김남조
이 먼 나라
호텔의 서랍 속에
성서 한 권,
이 분을 여기서 만나는구나
가슴에 품어 안으니
두 몸의 치수가
숙연히 잘 맞아
이분과 함께 편안하구나
지금 조용하고
우리 둘뿐이니
어떤 고백도 울음도
서슴지 말라시는
희한하게 감미로운 분이시구나
세계의 어느 여숙에도
이 분이 기다려 계심으로
모든 나그네
허행의 발걸음이 아니고
확고히 도착하는
그 사람 되는 것을
<감상>
여행 중 호텔 방에 비치되어있는 성경책을 만나는 시인에게는 새로운 감회가 인다. 성서는 홀로 있는 나그네의 그 적적한 밤의 위로가 되며 어떤 속엣 말도 서슴없이 내놓고 나눌 수 있는 대화자가 되어준다. 숙연하기도하고 감미롭기도 한 대화는 안위를 준다.
2년 전 나는 김남조시인을 우리교회(남가주사랑의교회)에 모시고 왔었다. 교회를 살펴보고는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마음에 든다는 그 말은 곧 “가슴에 품어 안으니/두 몸의 치수가/숙연히 잘 맞아/이분과 함께 편안하구나” 를 연결시키는 또 하나의 의미인 것 같다.
성서나 교회가 나그네 같은 인생의 확고한 본향이 되는 것은 외형적이 아닌 내적인 깊은 만남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리라.
문인귀/시인
참고: 이 글은 남가주사랑의 교회 '하나지'에 게재된 것임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 | 레몬 외 - 안경라 | 김영수 | 2012.05.14 | 110 |
92 | 화접 / 김종제 | 박영숙영 | 2012.03.22 | 131 |
91 | 가 정 / - 이 상 - | 박영숙영 | 2011.03.24 | 422 |
90 | 깊은 밤에 - 문인귀 | 김영수 | 2011.01.14 | 444 |
89 | 민들레 10 - 김동찬 | 김영수 | 2011.01.14 | 461 |
88 | 느티나무 성전 - 구자애 | 김영수 | 2011.01.14 | 443 |
87 | 빗장을 풀고 外- 석정희 | 김영수 | 2010.12.05 | 660 |
86 | 달 外 - 이주희 | 김영수 | 2010.11.04 | 805 |
85 | 난(蘭)보다 푸른 돌 / 정완영 | 김영수 | 2009.08.08 | 1006 |
84 | 시의 몸짓 / 김호길 | 김영수 | 2009.08.03 | 832 |
83 | 맨하탄의 세 친구 (동화) - 최효섭 | 김영강 | 2009.03.08 | 1268 |
82 | 수필로 쓴 당선 소감 / 지희선 | 김영강 | 2009.02.16 | 1038 |
81 | 닫힌 마음을 여는 지혜/톨스토이 | 조정희 | 2009.02.14 | 871 |
80 | 매미소리를 들으며 | 이남로 | 2009.02.02 | 1195 |
79 | 아내의 가슴 (콩트) / 박경숙 | 김영강 | 2008.09.30 | 1227 |
78 | 고아원 하늘에 피는 노을 (수필) / 김영강 | 김영수 | 2008.09.30 | 1142 |
77 | 행복은 / 권태성 | 김영수 | 2008.09.29 | 801 |
76 | 억새꽃 / 구자애 | 김영수 | 2008.09.26 | 825 |
75 | 엘러지 / 고대진 | 김영수 | 2008.09.23 | 806 |
74 | 고아원 하늘에 피는 노을 / 이성우 (국 4) | 김영강 | 2008.09.21 | 8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