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통 / 강학희
2008.09.21 08:44
밥은 먹었니?
늘 우리의 밥이신 엄마,
수저로 먹여주시고
수저를 쥐어주시고
수저를 넣어주시며
늘 먹이는 것이 삶이셨던 한 생,
밥 대신 죽도 못 넘기시는 병실에서도
밥은 먹었니?
밥덩이에 목을 매신다.
밥이 되기까지
물은 얼마나 잦아들어야 하는지... 검댕이
밑바닥 보지 못하고 "요즘이 밥 먹는 세상이유?"
정말 푼수 없던 밥통이었다
제 속 숯덩이 되고야
뜸이 들어가는지 고픈 얼굴만 보면
밥은 먹었니?
꼭 엄마 같은 밥통이다
퍼주기만 하는
밥통, 사랑에 목을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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