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원 하늘에 피는 노을 / 이성우 (국 4)
2008.09.21 15:37
고아원에 아기을 두고
하늘에 오른 엄마는
아기 배고플 때쯤
작은 밥공기라도 돼서
아기 곁에 내려오고 싶을게다.
아기가 잠들 때쯤에
머리맡 베개라도 돼서
하늘에서 내려오고 싶을게다
그러나
애를 태워도
내려오지 못하는 손길
애를 태워도
땅에는 와 닿지 않는 목소리
마음이 타서
고아원 하늘 위에 피는
노을이 됐나 봐.
위의 글은 1980년 경(?) 한국일보에 실린 시로, 고아들의 글짓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그때. 시를 쓴 이성우 학생이 초등학교 4학년이었으니 이제는 장성한 청년으로 변해 있겠지요.
그리고 지금은 시인이 되어,
어느 하늘 아래에선가, 슬픔이 기쁨으로 승화된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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