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 2대째 '이상문학상' / 경향신문

2005.01.18 06:38

미문이 조회 수:496 추천:13

1988년 한승원씨 이어 한강씨 '몽고반점' 수상


문학과사상사가 주최하는 제29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한강(34.사진)씨의 중편 소설 '몽고반점'이 선정됐다.

한씨는 이상문학상 역사상 1970년대 생 작가로는 첫 수상자이고, 역대 대상 수상자 가운데 오정희(수상작 '저녁의 게임', 79년 서른살 나이에 수상)씨 다음으로 최연소 수상자다.

심사를 맡은 김성곤 서울대 영어영문과 교수는 "심사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수상작을 뽑았다"며 "잃어버린 순수성을 찾아가는 현대인의 집착과 추구를 세밀하게 그려냈다"고 작품을 평했다.

하지만 한강씨의 수상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대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승원(66)씨가 그의 아버지다. 이상문학상 최초의 부녀 수상자인 것이다.

한씨 부녀가 동일한 상을 받은 건 이번이 두번째. 한국소설가협회가 주는 한국소설문학상을 지난 80년과 99년에 각각 수상한 바 있다.

간담회에 나온 딸에게 "아버지는 어떤 모습이었느냐"고 물었다.

"아침에 눈 뜨면 당신은 늘 책상에 앉아 계셨다. 그 뒷모습이 지금도 생생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집엔 책이 가득했고, 아버지는 늘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쓰고 계셨고, 난 자연스레 책을 읽거나 혼자 공상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도 당신처럼 새벽에 주로 작업을 한다."

지난 97년 고향인 전남 장흥으로 내려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딸은 어떤 작가냐"고 물었다.

"작년 여름께 수상작인 '몽고반점' 원고를 수정하는 작업을 친정에 내려와서 했다. 그때 녀석은 컴퓨터 자판을 못 칠 만큼 손이 아팠다. 그런데 볼펜을 거꾸고 잡고 볼펜으로 자판을 한자씩 꾹꾹 누르더라. 그때 난 내 딸에게서 '치열한 작가'의 모습을 봤다. 녀석이 등단할 때 작가로서 당부했던 게 '치열함'이었는데…. 이젠 녀석의 작품을 놓고 뭐라 평하지 않는다. 그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딸은 "여고 시절 아버지를 따라 이상문학상 수상식에 갔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오는 11월 있을 29회 시상식엔 딸이 아버지를 모시고 갈 차례다.

/글=손민호, 사진=김성룡 기자



소설가 한강씨(35)가 제29회 이상문학상 대상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상문학상은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는 지난해 계간 ‘문학과 사회’ 가을호에 실린 한강의 중편 ‘몽고반점’을 대상 수상작으로 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작품은 비디오아티스트가 처제의 엉덩이에 남아 있는 몽고반점을 상상하며 ‘몸’에 대한 원초적 욕망과 강한 예술적 영감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령, 이호철, 김채원, 권영민, 김성곤, 신경숙, 최혜실 등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몽고반점’을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뽑았다.


심사위원회는 “탐미와 관능의 세계를 고도의 미적 감각으로 정치하게 묘사한 이 소설은 현대문예이론인 ‘몸 담론’의 정수를 보여주며 잃어버린 순수성을 되찾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집착과 추구를 다룬 뛰어난 예술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한씨는 “몽고반점은 인간의 몸에 깃들어 있는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한다”면서 “삶과 죽음이 동시에 깃든, 몸이 지닌 아름다움의 극단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조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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