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인협회(회장 김종해)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 항의하기 위해 독도지회를 설립한다. 오는 4월 4일 정오 독도에서 시인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독도사랑 시낭송 예술제’를 가질 예정인 시인협회는 독도 수비대 회원으로 2년전 경북 울릉군 독도리 산20번지로 주민등록지를 옮긴 여류시인 편부경(50)씨를 독도지회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처사에 분노하는 ‘한국 시인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이번 행사에서 시인협회는 독도에 수호 솟대와 1행시 깃발을 설치하고 ‘대한민국 시인들의 독도를 보는 시각’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철훈 전문기자 chjung@kmib.co.kr
시인들 ‘독도’ 찾아간다
-독도-
- 고은
내 조상의 담낭
독도
네 오랜 담즙으로
나는 온갖 파도의 삶을 살았다
저 기우뚱거리는 자오선을 넘어 살아왔다
독도
너로 하여
너로 하여
이 배타적 황홀은 차라리 쓰디쓰구나
내 조국의 고독
너로 하여
나는 뒤척여 남아메리카에 간다
뼈와 살이 닳도록 봄밤 북두칠성에 간다
가서
반드시 돌아온다
내가 내 자식이 되어 너에게 돌아온다
내 자식의 담낭
독도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 12명이 다음달 4일 독도를 찾아간다. 각자가 지은 12편의 시를 갖고 간다. 독도에 발을 딛고서 시를 낭독하기 위해서다.
고은, 김종해, 박정대, 성찬경, 신달자, 오세영, 오탁번, 유안진, 이가림, 이근배, 이태수, 조정권씨가 참석한다. 행사는 이날 정오 독도에서 굿놀이 풍물패를 시작으로 마당을 연다. 독도 수호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다. 행위예술가 무세중씨는 태백산에서 담아온 흙을 독도의 바닷물에 섞어 제를 올리기로 했다. 이어 ‘독도 수호 솟대’와 ‘독도 수호 1행시’가 적힌 깃발을 각각 땅에 꽂는다. 김종해 한국시인협회장은 여기서 읽을 ‘대한민국 시인들의 독도를 보는 시각’이라는 장중한 문구를 준비해 놓고 있다.
시인들이 육성으로 토해낼 12편의 시는 16일 모두 완성되었다. 시인 고은은 지난달 새벽 꿈 속에서 번개처럼 다가온 시상(詩想)을 그대로 옮겨 적어 ‘독도’를 완성했다.
/〈조장래기자 jo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