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서영의문학서재






오늘:
0
어제:
0
전체:
7,909

이달의 작가

길모퉁이 중국 집

2020.02.02 20:40

안서영 조회 수:46

길모퉁이 중국 집                                                          

                                                                                안서영

 

모른다 한다 나랏말을 모른다 한다

 

미국 외엔 도통 모른다 한다

노르웨이 이민자들 주종을 이룬다는

미네소타 사람들 방에 모였는데

솔베지 같은 모른다 한다

 

아리랑 소절도 모른다는 이민 3

얼은 손발 불어 녹이며 밟던 보리밭 덮인 겨울의 산천

뽀얀 먼지 일으키며 어쩌다 버스가 지나가는

시골길 모퉁이의 작은 구멍가게

 

이민 일세 금새 목구멍이 뜨거워지는 기억은

이민 2 드물게 무늬 놓다 지나가고

번쩍번쩍 사이버의 물결은 가족도 없다, 역사도 없다, 없다

 

물기 어리는 아련함 너머 너머

길모퉁이 중국집* 퇴색하다 허물어지면

모른다, 모른다로 묻혀버릴 멀었던 어린 연어 차고 나간

그곳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어머니 흙이 되시고 나라

 

*허수경 산문에서 인용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비숍(Bishop) 계곡 안서영 2019.02.08 156
8 십 일월 안서영 2020.02.02 74
7 빙하기부터의 어느 역 驛이 아닐까 안서영 2020.02.02 79
6 겨울 강 [1] 안서영 2020.02.02 85
5 사과꽃 그 흰빛- 어머니 [1] 안서영 2020.02.02 91
4 야생화 들녁 안서영 2020.02.02 91
3 복사 빛 안서영 2020.02.02 96
2 그 분의 한숨 안서영 2019.02.08 330
1 윤슬 안서영 2019.02.01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