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2 20:40
길모퉁이 중국 집
안서영
모른다 한다 나랏말을 모른다 한다
미국 외엔 도통 모른다 한다
노르웨이 이민자들 주종을 이룬다는
미네소타 사람들 한 방에 모였는데
솔베지 송 같은 것 모른다 한다
아리랑 한 소절도 모른다는 이민 3세
얼은 손발 불어 녹이며 밟던 보리밭 눈 덮인 겨울의 산천
뽀얀 먼지 일으키며 어쩌다 버스가 지나가는
시골길 모퉁이의 키 작은 구멍가게
이민 일세 금새 목구멍이 뜨거워지는 기억은
이민 2세 드물게 무늬 놓다 지나가고
번쩍번쩍 사이버의 물결은 가족도 없다, 역사도 없다, 없다
물기 어리는 아련함 너머 너머
길모퉁이 중국집*도 퇴색하다 허물어지면
모른다, 모른다로 묻혀버릴 눈 멀었던 어린 연어 차고 나간
그곳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내 어머니 흙이 되시고 만 나라
*허수경 산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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