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4 14:50
달팽이가 간다 ![]() 오늘 밤은 잠이 안 와서 사과만큼의 거리를 갔습니다 나의 걸음에 대한 당신들의 소문은 이제 폐기할 때가 되었습니다 사과만큼의 거리란 사과 백 개 천 개를 늘어놓은 아주 달콤한 목표일지 모릅니다 나무들도 제 자리에서 걷는다지요 새들도 자면서 어둠을 건넌다지요 내가 있던 자리에 풀이 자라납니다 나는 밤잠을 잊었으니까요 삼백오십 번째 사과가 단맛을 풍기기 시작합니다 내 몸 밖으로 진물이 흐릅니다 - 강순, 시 '달팽이가 간다' 다 자기만큼의 거리가 있고 자기만큼의 보폭이 있습니다. 그 보폭에 맞게 차분히 가는 것이 삶이겠지요. 남들보다 늦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 기준으로 가다 보면, 삶은 언젠가 잘 익은 사과처럼 단맛을 냅니다. 그 단맛이 최선을 다한 목표이자 결실입니다.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67 | 중매 | 전용창 | 2020.02.23 | 3 |
966 | 새로운 다짐 | 곽창선 | 2020.02.24 | 0 |
965 | 묵언 | 전용창 | 2020.02.24 | 0 |
964 |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 박제철 | 2020.02.24 | 0 |
» | 달팽이가 간다 | 강순 | 2020.02.24 | 0 |
962 | 엘리베이터를 타는 날 | 정석곤 | 2020.02.24 | 0 |
961 | 수선화 | 백승훈 | 2020.02.25 | 4 |
960 | 테니스코트와의 약속 | 하광호 | 2020.02.25 | 3 |
959 | 빗속의; 여인 | 전용창 | 2020.02.25 | 3 |
958 | 열여덟 번째 2월 | 김성은 | 2020.02.25 | 2 |
957 | 세리머니 | 한성덕 | 2020.02.26 | 3 |
956 | 트롯과 코로나 19 | 김용권 | 2020.02.27 | 9 |
955 | 우리 동네 풍경 | 이진숙 | 2020.02.27 | 2 |
954 | 걸을 수만 있어도 | 김길남 | 2020.02.27 | 2 |
953 | 귀소 | 이우철 | 2020.02.28 | 2 |
952 | 아내란 누구인가? | 두루미 | 2020.02.28 | 5 |
951 | 친구야, 보고 싶다 | 신효선 | 2020.02.28 | 2 |
950 | 정조대왕과 화성행궁 | 신팔복 | 2020.02.29 | 2 |
949 | 방콕생활 열하루 째 | 김학 | 2020.02.29 | 0 |
948 | 바이러스전략과 숙주 | 강우택 | 2020.03.01 |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