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7 01:02

가을빛 / 성백군

조회 수 8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빛 / 성백군

                    (시집 : 풀은 눕지 않는다. P110)

                                                                      

 

밤마다 섬돌 밑 귀뚜리 슬피 울더니

처서(處署) 지나 백로(白露)까지 열닷새,

장사(葬事)지내고

늦더위 서방님과 생이별 했나

 

조석(朝夕)으로 서늘한 기운

숨어 내리는 이슬에

귀뚜리 울음이 청승맞게 고여서

괜히, 가을빛이 울먹거린다

 

산마다 들마다 알곡들로 가득하고

단풍은 천지사방 뛰어다니는데

하늘은 자꾸 높아만 가

갈수록 멍청해지는 가을빛

 

아들딸 짝지어 살림 내주고

할 일 다 했다고 자조하는 늙은이 마음 한 귀퉁이

골 때리는 허전함이 저런 것일까

 

바보처럼 소갈머리 다 내어주고

갈 곳이 따로 없어 헤매다가

하늘 깊이 빠져서 눈물 뚝뚝 떨어뜨린다.

 

     48 09082005

*2005년 월간 스토리문학 10월호에 실린 詩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8 목이 말라도 지구는-곽상희 file 미주문협 2020.09.06 49
707 영원한 꽃이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9.07 113
706 바람의 일대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8 104
705 미소와 함께 / 김원각 泌縡 2020.09.15 138
704 와이키키 잡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15 88
703 코로나 현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2 99
702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泌縡 2020.09.25 200
701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강민경 2020.09.27 87
700 볶음 멸치 한 마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9 117
699 동심을 찾다 / 김원각 泌縡 2020.10.03 112
698 가을 묵상/강민경 강민경 2020.10.06 117
» 가을빛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07 89
696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泌縡 2020.10.10 81
695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2
694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泌縡 2020.10.18 164
693 가지 끝에 내가 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0 168
692 어미 새의 모정 / 김원각 泌縡 2020.10.26 158
691 가을, 수작 떨지 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7 103
690 간직하고 싶어 泌縡 2020.11.03 129
689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03 126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