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俳優)는 늘 배우는 사람

2020.12.23 22:13

김학 조회 수: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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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俳優)는 늘 배우는 사람

삼계 김학


나는 오늘 아침 KBS-1TV 아침마당에서 화요초대석에 출연한 배우 김응수를 보았다. 1961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김응수는 1981년 연극배우로 출발했고, 1996년에 처음으로 영화에 출연한 배우다.
너도나도 텔레비전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며 인기몰이를 할 때도 그는 텔레비전 드라마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연극이나 영화만이 예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시청률이 높은 어느 주말드라마에 출연했을 때였다. 김응수가 평소처럼 고향에 살고 계시는 어머니를 찾아뵈러 갔을 때 늙으신 어머니가 마루에서 맨발로 내려와 자신을 안아주시더란다. 평소 자주 찾아뵈었지만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들이 텔레비전 주말 드라마에 나오니 동네 친구들이 알아주어 좋았고, 그게 자랑스러워서 그랬다는 것이다.
연극이나 영화에는 자주 출연했지만, 시골 노인들이 그런 연극이나 영화는 가까이 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텔레비전 드라마에 아들 김응수가 나오면 집집마다 텔레비전이 있어서 누구나 볼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 일이 있은 뒤부터 김응수는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자주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 시골 사시는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들도 오늘 출연한 KBS-1TV「아침마당」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계실 거라며 웃었다.
배우 김응수의 출세작은 영화「타짜」에서 곽철용 역을 맡아 인기를 끌면서부터라고 했다. 그 영화가 상영된 뒤 무려 120개의 광고가 들어왔다고 하니,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은 셈이 아닌가?
배우 김응수는 연구하는 배우, 노력하는 배우다. 그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마다 명대사를 남기는 걸 보면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 배우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배우 김응수는, ‘배우(俳優)는 늘 배우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의 이 말을 들으니 ‘옳거니!’ 싶었다. 김응수는 연기도 인생도 끝없이 배우는 남자였다.
배우는 어느 역을 맡게 되던 그 역할을 잘 소화하려면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거지역과 임금역이 다르듯 서로 다른 인생을 연기해야 하니 배우지 않고 어떻게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겠는가? 배우는 출연하는 역마다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배우 김응수가 연기했던 드라마「꼰대 인턴」이만석 역도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그가 배역을 맡았다 하면 주역이 아닌 조역인데도 주역 못지않게 돋보이게 연기를 하곤 한다. 배우 김응수의 특기이자 장끼이다. 그러니 그가 배역을 맡았다 하면 안심할 수 있으니 감독이나 제작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좋겠는가?
배우 김응수는 요새 인기 역주행 중인「타짜」의 '곽철용' 캐릭터로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얼마 전에 곽철용을 패러디해서 만든 광고를 봤다면서 "정말 잘 만들었더라고 칭찬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아이언 드래곤(鐵龍)의 세상이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곽철용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네티즌들이 광고 콘티까지 만들었단다. 개그우먼 안영미는 네티즌의 콘티를 공개하며 "이거 실제로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배우 김응수는 실제로 곽철용 역울 연기로 보여주었다. 그는 보험광고 콘티에서 '위암'을 '위염'으로 읽어 웃음을 안겼고, "묻고 떠블로 가!"라는 유행어로 마무리해 감탄을 자아냈다. 실수도 그가 연기를 하면 웃음을 자아낸다. 김응수는 진짜 타고난 배우다.
김응수와 막내딸 김은서는 지난 7월 19일 KBS-2TV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3일」에서 함께 내레이션에 참여 하여 인기를 끌었다. 전통을 고수하는 안동 하회마을을 60대와 10대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며 환상의 부녀 케미(chemi)를 잘 보여주었다고 한다. 할아버지 같은 아버지 김응수(59세)와 손녀 같은 막내딸 은서(12세)가 얼마나 호흡이 잘 맞았으면 그런 평가가 나왔겠는가?
(202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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