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2021.02.07 20:16
추천 詩 감상 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 정국희
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정국희
그가 벽에 기대앉아 곁눈질로 내 몸을 훔쳐보고 있다
맨살이 보이기만 하면 죽어라 달겨드는 몸매가 호리호리 한 그는 내 피가 달다는 걸 천성적으로 알고 있는 족속이다
자기 몸을 되레 먼저 덮칠, 내가 지금 찰나를 노리고 있다는 걸 까마득히 정신 놓은 채
그는, 오늘 밤 누워 있는 내 몸을 감히 입맛 다시며 비명 지르기에 안성맞춤인 때를 기다리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4월호 발표
정국희 시인
2008년 미주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신발 뒷굽을 자르다』 외 3권 있음. 재외동포문학상,가산문학상, 동주문학상해외작가상 수상. 미주시문학회 회장역임. 현재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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