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짜본 베 / 천숙녀
어제는 종일토록 물레를 돌렸다
한 치도 못 짜본 베 초록 연가戀歌 부르면서
짜야 할
생애生涯 마디들
능직綾織으로 평직平織으로
못 짜본 베 / 천숙녀
어제는 종일토록 물레를 돌렸다
한 치도 못 짜본 베 초록 연가戀歌 부르면서
짜야 할
생애生涯 마디들
능직綾織으로 평직平織으로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25 | 시 | 얌체 기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12 | 265 |
2224 | 시 | 정독, 인생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05 | 254 |
2223 | 시 | 천기누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29 | 180 |
2222 | 시 | 외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22 | 160 |
2221 | 시 | 위, 아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15 | 210 |
2220 | 시 |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8 | 159 |
2219 | 시 | ‘더’와 ‘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1 | 109 |
2218 | 시 | 사람 잡는 폭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25 | 101 |
2217 | 시 | 주름살 영광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19 | 90 |
2216 | 시 | 섞여 화단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12 | 128 |
2215 | 시 | 버리기도 기술입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06 | 142 |
2214 | 시 |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28 | 105 |
2213 | 시 | 5월 들길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3.06.20 | 141 |
2212 | 시 |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14 | 113 |
2211 | 시 | 홀로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06 | 135 |
2210 | 시 | 각자도생(各自圖生)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01 | 94 |
2209 | 시 |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23 | 234 |
2208 | 시 | 보훈 정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16 | 90 |
2207 | 시 | 삽화가 있는 곳 2 | 김사빈 | 2023.05.14 | 107 |
2206 | 시 | 4월, 꽃지랄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3.05.09 | 79 |
구연배 시인님의 해설에서 -
<못 짜본 베>에서 그는 소리가 아닌 울림으로 현 마음을 고백하고 통곡한다.
삶은 베 짜기와 같은 것이리라.
즐겁게 초록 연가 부르며 생의 마디마디 능직과 평직으로 곱게 짜야할 베틀이다.
그러나 종일 물레를 돌렸지만 한 치도 못 짜봤다고 고백한다.
종일은 곧 평생으로 치환된다.
영원한 숙녀지만 육십을 훌쩍 넘긴 나이에 삶의 베를 한 치도 못 짜봤다고 말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겨보지 못한 후회가 속 깊은 성찰로 가슴을 치게 한다.
초록 연가 부르며 풀어지지 않는 능직과 평직으로 짜보고 싶은 인생이다.
그러나 삶이 미완성인 한 오늘부터는 베를 짜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그의 안부는 잘 짜여 진 올처럼 사랑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
물론 아름다운 한 폭의 베로 거듭나겠지만.